국제사회문화
침팬지 사회에도 ‘베이비시터’ 있다
뉴스종합| 2014-09-16 10:54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침팬지 사회에서 ‘유모(乳母)’ 역할을 하는 침팬지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고치현립 노이치동물공원에서 태어난 쌍둥이 침팬지의 육아를 혈육과 관계없는 암컷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교토대와 세이신여자대학 연구진이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침팬지 육아는 어미 또는 혈연관계가 있는 개체가 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는 것으로, 어미 이외의 개체에 의한 육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침팬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지만, 쌍둥이 침팬지는 성인이 되기 전에 한마리 또는 두마리 모두 사망한다. 어미 혼자 육아를 전담하면서 두 마리 모두를 양육하기 힘들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일본 고치현립 노이치동물공원에 있는 쌍둥이 침팬지 어미 산고(왼쪽부터)와 쌍둥이 다이야, 사쿠라. [출처:NHK]

그런데 노이치동물공원에서 지난 2009년 4월 태어난 다이야(수컷)과 사쿠라(암컷) 쌍둥이는 순조롭게 성장했다. 연구진들은 “어미 이외의 침팬지가 육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11년 4월부터 1년간 부모 침팬지 이외 6마리의 어른 침팬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다이야를 돌본 것은 거의 어미 뿐이었지만, 사쿠라는 혈연관계가 없는 암컷 2마리가 엎고 다니거나 털고르기를 하는 등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출산 경험이 있는 한 마리는 사쿠라의 어미와 관계가 좋지 않았지만 어미 이상으로 사쿠라를 돌봤다.

연구진은 “먼저 어머니와 관계가 원만한 암컷 한 마리가 사쿠라를 돌본 이후, 사쿠라가 어른 침팬지에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세워달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이야와 사쿠라는 쌍둥이이지만 동물원 방문객이 보면 부모와 자식이 각각 2쌍이 있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사쿠라는 어미가 아닌 다른 침팬지를 따랐다.

토모나가 마사고 교토대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어미는 본능적으로 새끼를 데려가면 화를 내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처음으로 새끼 침팬지를 돌본 것이 사이가 좋은 암컷이었던 것과 먹이가 풍부한 안정된 공간이라는 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온라인 과학잡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실렸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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