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이혼 위기’ 英 불안해!…글로벌 자금 썰물
뉴스종합| 2014-09-17 11:22
29조 순유출…6년來 최다…스코틀랜드선 뱅크런 우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우려로 세계 금융 메카 영국에서 글로벌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영국 투자회사 크로스보더캐피털에 따르면, 지난 8월 영국의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에서 270억달러(약 29조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1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수를 넘을 경우, 파운드화 폭락 등 영국 경제 혼란은 불가피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자산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자금 회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의 제레미 헤일 전략가는 ”독립에 대한 경계감은 특히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높인다”며 “영국의 주식과 채권은 해외 투자자 보유가 상대적으로 많아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 안정성이 최우선인 금융기관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로이즈뱅킹그룹은 독립이 결정될 경우 영국 남부 잉글랜드로 본사를 이전시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재정지원이 부족한 스코틀랜드에 잔류할 경우 신용 불안이 고조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뱅크런(예금인출)’ 공포도 고조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스코틀랜드 재정 신뢰도가 낮아 스코틀랜드 계좌에서 잉글랜드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영란은행이 스코틀랜드 독립 이후에도 최소 18개월간 모든 계좌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약속한 만큼 아직까지 뱅크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영국 은행권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고액 현금인출 사태를 우려해 수백만 파운드의 지폐를 스코틀랜드로 긴급 수송시켰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폴 도노번 UBS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체코슬로바키아 분리 때도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뱅크런이 벌어졌다”며 “갑작스런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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