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영원한 권력은 없다…카를라 부스틸 ‘언어의 변화’展
라이프| 2014-09-24 08:43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제복을 입은 사내가 장갑을 낀 채 삽을 들고 있다. 잡초를 뽑아내던 일을 잠시 멈추고 먼 곳을 응시하는 그의 얼굴이 무서운 동화 혹은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악인을 떠올리게 한다. 퇴락한 폭군의 모습이 이와 같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여성 작가 카를라 부스틸(Carla Busuttilㆍ32)이 ‘언어의 변화’(A Change of Tongue)’라는 타이틀로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인 스페이스K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가졌다.

2008년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터인 찰스 사치가 부스틸의 졸업 전시회에 출품된 13점의 작품 모두를 사들이자 세계 화단에서 주목했던 작가다. 이후 도이치뱅크 어워드와 저우드재단 현대미술가상을 연이어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착실히 쌓아오고 있다. 

Pompom Possession, 캔버스에 유채, 200x200㎝, 2014 [사진제공=스페이스K]

남아공 출신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안치 크로그(Antjie Krog)의 동명의 저서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의 작품들은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시대 언어의 변화를 통해 불변할 것 같았던 절대권력과 이데올로기가 쇠락하고 있는 남아공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미공개 작품을 포함한 회화와 영상 등 18점의 최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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