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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 혈당조절은 기본, 체중도 줄여야
라이프| 2014-09-25 11:05
최근 들어 서구화된 식습관 및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당뇨병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인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201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12.4%이다. 8명 중 1명은 당뇨병이라는 얘기다. 당뇨병으로 진행되기 직전이라고 볼 수 있는 ‘당뇨병 전 단계’를 살펴보면 더 상황이 심각하다. 30대 이상 성인 10명 중 2명(20%) 수준으로, 당뇨병 환자의 2배 가까운 잠재 집단이 있는 셈이다.

당뇨병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비만이나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초까지는 당뇨병 환자의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22~23kg/㎡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24~25kg/㎡로 높아져 전체 환자의 약 3/4이 비만이나 과체중에 속하고, 54.6%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만,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면서 당뇨병 치료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혈당 조절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체중, 혈압, 지질 등 당뇨병과 연관된 여러 위험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별화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는 새롭게 발표한 2013년도 진료지침을 통해 과체중이나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섭취 에너지를 제한해, 중등도(체중의 7%)로 체중을 감량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돼 치료 전략의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SGLT-2 억제제는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체중, 혈압 감소의 부가적 이점을 지녀 당뇨병 환자들의 종합적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GLT-2 억제제는 인슐린 작용에 의존하는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과 달리 신장에 작용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의 사구체 여과액으로부터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 재흡수를 저해, 과다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하루에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양은 약 70그램(280 kcal)이다. 이를 통해 혈당을 낮춰주는 것은 물론 타 당뇨병 치료제에서 기대하기 힘든 체중 및 혈압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인슐린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기존 경구용 혈당 강하제와 병용하기가 쉽고, 모든 단계의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당뇨병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위해서는 긴 시간 동안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이에 더해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혈당 조절만으로는 당뇨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합병증을 예방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이 체중, 혈압, 지질 등 다각적인 요인에 눈을 돌려 당뇨병을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김두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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