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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불허’, 왜 성균관대만?
뉴스종합| 2014-09-25 08:44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성균관대가 교내 강의실에서의 세월호 가족 간담회를 불허하자 이를 기획한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서울대를 비롯한 다른 주요 대학들에선 간담회가 열리고 있기에 성균관대만 이를 허락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균관대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기획단’ 소속 학생들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내 인문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간담회 불허 조치를 비판했다.

이들은 “대학은 단순히 강의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육을 하는 공간으로,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공간 사용을 불허한 학교 측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300명이 넘는 희생자와 실종자를 낳은 참사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 2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과대ㆍ유학대 행정실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강의실 대여 여부를 결정하는 행정실 측은 “이미 결정이 난 사안”이라며 이를 받지 않았다.

가족간담회 기획단의 성균관대 소속 학생은 “예전에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 간담회가 있었을 때 승인을 했다가 번복했던 사례가 있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도 교내 행사 승인이 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며 학교당국의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행정실장은 “강의실 사용을 불허하는데 있어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가치판단은 없었다”며 “단지 성균관대가 학생들의 강의실 사용에 대해 타학교보다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을 뿐”이라며 재고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한편 대학에서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는 기획단에 따르면 다른 대학들도 강의실을 대여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다.

기획단 관계자는 “성신여대의 경우 학생들의 자치권이 워낙 약해서 아예 강의실을 빌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근처 카페를 빌렸다”며 “건국대도 우리가 공식적으로 대여 요청했을 땐 답변이 오지 않아 세월호 내용없이 개인자격으로 강의실 대여를 신청해서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간담회가 열릴 모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물론 학교마다 사정이야 다르겠지만 어차피 관심있는 학생들만 올텐데 좀 너무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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