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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책이 바로 내 존재감 결정”
뉴스종합| 2014-09-26 11:25
자유로운 독서 · 토론법 전도사 자처
쉽고 재밌는 책 선택 바르게 읽어야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형 법무법인에서 국제소송과 관련된 일을 했다. 그리고 글로벌기업에서 만10년 동안 근무했다. 남들이 보기에도 나름 괜찮은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아이 양육을 위해 과감히 모든 지위(?)를 벗어던졌다. 초경화(57·사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장이 경력단절 여성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한 원동력은 ‘바른 독서의 필요성’이었다.

큰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육아에 전념하게 된 초 원장은 “당시 큰 아이를 글짓기학원에 보냈으나, 진도 빼기식 수업으로 아이를 틀에 가두는 것 같아 3개월 정도 보내고 그만두게 했다”고 말했다.

‘직접 발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서점에서 독서 관련 서적을 찾아 손에 잡히는대로 읽었다. 그렇게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차에 마침 신문에 실린 독서지도사 과정이 개설된다는 광고를 접했다. ‘이거다 싶었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진행하는 독서지도사 2기 과정에 참여해 6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가르치는 데 흥미가 있던 초 원장은 지도사 과정 중에 동네 전단지를 붙여가며 무료 수업을 개설했다. 동네 부녀회관을 빌려 공개강의를 진행했는 데, 엄마들 사이에서는 ‘유럽식 토론 수업’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주목을 받았다. 초 원장은 “엄마들은 유럽 학생들이 자유롭게 독서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부러워하며 유학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읽고 토론하는 수업 방식이 내 아이들에게만 유효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습관은 좋지만, 이를 강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역할극이나 대화글 채워넣기 등 중간 단계를 거치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글을 쓸 때도 등장인물, 주제, 스토리 등 한 부분에 대해서 각각의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비로소 종합적인 글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초 원장의 설명이다.

기업체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는 초 원장은 우선 쉬운 책, 재미있는 책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 쉽게 얘기를 시작할 수 있고 서로 얘기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읽었던 다른 책을 화제로 가져오는 방식에 대한 호응이 좋은 편이다.

초 원장은 올해 가을 추천 도서로 ‘광고인문학자’ 박웅현씨의 ‘여덟단어’를 꼽았다. 인문학적 깊이가 있어 인생의 키워드 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책 중간중간에 박 씨가 메모했던 내용도 그대로 기록하고 있어 그 형식을 모방하는 것도 책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초 원장은 “‘죄와 벌’을 쓴 도스토예프스키는 ‘사람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들’이라고 했다”며 “책만큼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없다”고 했다. 그가 권한다. “올 가을 수불석권(手不釋卷ㆍ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해보시죠.”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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