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진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여론형성의 장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 격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최근 ‘그들은 어떻게 카카오톡을 카더라톡으로 변질시켰나?’라는 분석 자료집에서 이같이 밝혔다. 새정치연합이 그간 ‘음모론’과 ‘새누리당 배후설’ 등을 근거로 여당을 비난했던 행보에 대한 반성 차원으로 분석된다. ‘진영논리’를 배제해야,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분석 자료집에는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후 카카오톡을 통해 유포됐던 각종 왜곡된 메시지와 세월호 유족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메시지 등이 꼼꼼히 기록돼 있다. ‘유민아빠’ 관련 메시지, 주로 교회 카톡방을 통해 유포된 ‘노란리본을 카톡 메인사진으로 올리는 것은 악한 사술에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주장의 메시지,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재전송을 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메시지도 꼼꼼히 기록됐다.
자료집은 이에 대한 분석으로 “사고와 순국이라는 구분법을 도입해 세월호 사건을 축소시키로 국민을 분리한다”, “전형적인 카더라 문체로 소문전달 방식을 가지고 있다. 주부들이 구어로 전파하기가 쉽다”는 해석도 내놌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보낸 조화는 레드카펫에,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아스팔트에 있다는 점을 내세운 ‘이념공세’ 사례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애국가의 음정을 낮춰 불렀다는 주장도 유포됐지만 사실은 애국가 낮춰 부르기는 문용린 전 교육감의 사업이라는 설명도 자료집에 적시됐다.
민주정책연구원은 새정치연합이 그간 내놓았던 반박 자료와 슬로건, 카피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당신도 가해자가 되겠습니까?”, “사람의 얼굴을 하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카피를 내놓은 것에 대해 민주정책연구원은 “매우 교훈적이다. 죄의식을 유발시킬 수 있어 수용자 입장에서는 반발 가능성이 있다. 유언비어에 동의했던 사람은 크게 반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나아가 “참사해결을 두고 상식적인 사람과 비상식적인 사람으로 국민을 분리하는 방법이며, 이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보다 세월호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유포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교훈적’이고 ‘근엄’하며 사안을 ‘선과 악’의 문제로 접근하는 새정치연합의 접근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트위터 대전(1세대)에선 시민들의 자발성을 바탕으로 보수 집단에 대해 우위를 보였으나, 카카오톡 대전(2세대)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심각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며 “1세대와 2세대를 망라하는 종합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