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포츠
숙적 일본 넘었지만…방심 못할 태국전
엔터테인먼트| 2014-09-29 11:19
이광종號 8강서 일본에 1대0 신승
2승만 더하면 28년만에 아시안게임 金

4강서 만난 태국 결코 만만찮은 상대
총 5경기 15득점 무실점 안정적 전력
강호 중국·요르단에 2골씩 넣고 완승

한국, 최근 3개대회 4강 탈락 징크스
태국 수비 후 빠른 역습에 주의해야
역대 아시안게임선 6승 2패로 우위


2014 인천아시안게임 8강에서 라이벌 일본을 꺾으며 고비를 넘긴 이광종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이제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인 준결승전에서 태국과 만난다.

태국은 한국과 대등한 전력의 중국을 16강에서 꺾은 뒤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수치로 드러난 전력으론 4강팀 중 최강이다. 게다가 태국을 약체로 볼 수 있을 만큼 우리 팀이 강한 실력을 지닌 것도 아니다. 마음을 놓는 순간 금메달은 물건너간다. 100% 전력으로 부딪쳐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16강부터 시작된 본선 1차전 홍콩과의 경기에서는 3-0으로 승리했고, 지난 28일 일본과 8강전에서는 빈공 끝에 후반전 페널티킥을 차넣어 1-0으로 신승했다. 본선에 앞서 치러진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3-0, 사우디 아라비아에 1-0, 라오스에 2-0으로 승리하고 3전전승으로 조1위에 올랐다. 이제까지 총득점은 10점, 총실점은 0점이니, 수치상으로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썩 만족스럽지 않다. 뻔한 약체인 말레이시아와 라오스, 홍콩에게만 다득점포를 가동했을 뿐 아시아권 축구 내 유력경쟁자들인 일본과 사우디를 상대로는 간신히 1골씩만을 얻어 승리했다. 홈그라운드 이점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공격이 매끄럽지 않았다.

대표팀과 맞서게 될 태국은 단순히 수치로 드러나는 전력에선 더 뛰어났다. 몰디브에 2-0, 동티므로에 3-0, 인도네시아에 6-0 대승을 거두며 역시 3전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해서 16강전에선 중국을 2-0으로 꺾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어 지난 28일 8강전에서는 요르단을 2-0으로 격파하고 4강에 안착했다. 이동안 총 15골을 넣었고,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대표팀보다 무려 5골을 더 넣었고, 전경기 다득점포를 가동했다. 특히 아시아 축구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강호 중국에 2골이나 넣으며 완승한 것이 눈에 띈다.

이처럼 상대를 가리지 않고 다득점을 쏘아댄 화력만 주의할 게 아니다. 태국은 공격보다 수비를 우선시하다 순간적으로 역습에 나서는 ‘수비의 팀’이란 점이다.

볼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골을 넣은 것은 그만큼 효율적이고 결정력 높은 축구를 구사한다는 사실이다. 태국은 요르단 전에서도 점유율은 47대53으로 뒤졌지만, 슈팅수에서는 오히려 17대6으로 앞섰다.

점유율 축구를 추구하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역습이 능한 팀에 약한 모습을 노출해 왔다. 문전을 향해 단번에 길게 찔러넣는 롱패스나 상대선수의 개인 돌파에 두터웠던 수비진이 쉽게 붕괴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태국을 결코 만만히 봐선 안 되는 이유다.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만 놓고 보면 한국이 태국에 6대2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1998년 방콕대회 8강에서 홈팀인 태국을 만나 1-2의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태국을 만난 것은 2002년 부산대회 3-4위전으로, 당시 한국은 3-0으로 이겼다.

이광종 대표팀 감독이 아직 100% 몸 상태로 회복되지 않은 김신욱을 태국 전에 투입시키려는 것도 태국이 만만치 않다고 본 때문이다. 이 감독은 김신욱을 일본전 교체명단에 올리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투입시키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일본전 승리 후 가진 인터뷰에서 “4강까지 오는 과정에서 윤일록과 김신욱이 부상 당하면서 선수 운영폭이 좁아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뒤 “김신욱은 4강전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사우디 전에 선발출장했다 정강이 부상을 입고 교체된 뒤 내리 3경기째 결장하고 있는 김신욱은 27일에야 처음 훈련했다. 나아지는 단계지만 아직 70%의 몸 상태”라고 말했다.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태국의 오밀조밀한 수비진을 헤집어 놓기 위해서라도 김신욱이 문전에서 펄쩍 솟구치며 공중 볼 경합을 해줘야 한다는 점을 이 감독과 김신욱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출장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30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태국과 결승진출을 놓고 다투게 된다.

조용직 기자/yjc@her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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