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서방 제재 6개월…러시아 경제 ‘휘청휘청’
뉴스종합| 2014-09-29 11:24
신차 판매 급감에 물가는 치솟아…국영기업, 중앙銀 도움으로 연명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代)러시아 경제제재가 반년째로 접어들면서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요 기업 및 인사들에 대한 서방의 제재도 모자라 이에 대한 대응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식료품 등에 대한 금수조치를 내리면서 대내외 관련 산업이 본격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개월째 서방의 경제제재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경제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의 신규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6% 하락했다.

올해 1~8월 신규 자동차 판매량도 전년동기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명품 브랜드는 더욱 심각하다. 벤틀리의 경우 지난달 러시아 전국에서 판매된 차량은 고작 2대에 불과했다. 2월 실적인 27대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공산품 및 식료품 등의 공급 부족으로 물가는 오르고, 수요는 줄고 있다. 경제성장률마저 뒷걸음질치고 서민 경제는 점차 피폐해져가면서 과거 옛 소비에트 연방 시절 경기 침체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 최대 민간 증권 거래업체인 BCS프라임은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8%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올해 1~8월 실질소득도 성장세가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블라디미르 티코미로프 BCS프라임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실질소득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내년엔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영기업 및 금융기관은 재무건전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와 중앙은행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중앙은행은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 VTB, VEB 등에 경화(hard-currency) 부채 탕감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금을 지급하기에 이르렀다. 다른 국영기업들 역시 중앙은행에 손을 벌렸고 특히 석유기업 로스네프트는 1조5000억루블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요청했다. 이는 러시아 국민복지기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계은행(WB)은 최악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서방의 추가제재가 이어진다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0.4%에서 내년 -0.9%로 경제가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엔 -0.4%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가 지난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러시아인들은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물가상승, 빈곤, 소득격차 증대, 경제위기, 실업 등 5가지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점차 악화되며 사회ㆍ정치적인 불안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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