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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학생들 요청 있었어도 수업 중 흡연 흉내는 부적절“
뉴스종합| 2014-09-30 07:25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학생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도 교사가 수업 시간에 흡연 흉내를 낸 것은 부적절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이승택)는 이모 씨가 “감봉 2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1993년부터 전북의 한 여고에서 일해온 이 씨는 지난해 3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흉내를 내달라고 하자 마지못해 3차례 흉내를 냈다.

이 씨가 하얀 분필로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연기하는 이 모습을 한 학생이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고, 학부모와 지역 주민 다수가 이를 보고 학교장에게 항의했다.

이 씨는 또 수업시간에 청소년 유해물질인 고량주와 본드를 칠판에 써놓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이사장이 해명을 요구하며 질책하자 이 씨는 언성을 높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이 일로 이 씨를 직위 해제했지만 이 씨가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감봉 2개월로 징계수위가 낮아졌다. 그러나 이 씨는 이마저도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흡연 흉내는 학생들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한 것이고, 아이들을 수업에 집중시키려는 목적이었다는 게 그의 해명이었다.

재판부는 “학생들을 선도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교직자가 학생들이 불러주는 대로 칠판에 고량주나 본드 같은 청소년 유해물질을 적시하고, 청소년 흡연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흡연 흉내를 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씨는 교사로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고 학교와 동료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흡연 동영상 유포로 인한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징계가 정당하다”고 밝혔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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