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테이너 20대 분량 영농물자 직접 전달…정주영회장 소떼방북이후 16년만…왕복수송 상시화로 공동 영농산업 진행
화물차는 개성공단에서 북측 운전사와 교대해 안 회장의 고향인 황해북도 사리원시까지 100여km를 운행했다. 안 회장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리원시를 방문해 물자를 전달하고, 남북공동으로 영농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화물차는 다시 개성으로 돌아와 남측 운전사와 교대한 뒤 입경했다.
도라산-사리원 간 120km에 이르는 남북 내륙 왕복운송로가 개척된 셈이다. 남측 자동차가 개성공단 이상 올라갔다 되돌아온 적은 아직 없다. 실제 북측은 안 회장의 이런 방식의 상시 왕복운송을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회장은 10월 4일까지 사리원에 머물면서 지난 2009년 건설한 온실농장 보수작업을 지원하고, 북측 당국과 남북공동 영농사업을 논의한 뒤 갔던 길로 되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내륙 왕복수송의 상시화를 통해 영농물자를 북에 지원하고, 사리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육로로 남측에 들여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안 회장은 2009년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및 황해북도 인민위원회와 협력으로 1만여평(비닐하우스 50동 규모)의 시범영농단지를 운영 중이다. 당시엔 물자 수송이 남에서 개성으로 간 뒤 철도로 사리원까지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남북간 내륙 왕복운송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차례에 걸친 ‘소떼방북’ 이후 16년만에 재개된 대규모 민간지원 사례인 셈이다.
안 회장의 방북은 2008년 판문점을 통한 육로방북 이후 간간이 이뤄졌다. 그는 1951년 1.4후퇴 때 혼자 남하한 뒤 부산 피란민 시절부터 장사를 하며 성공의 꿈을 키웠고 국내 최대 침대업체를 만들어냈다. 북에는 생질 2명이 살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회장은 입경 전 임진각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잘 다녀오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 화해협력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안 회장의 이번 방북은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된 상황에서 개성공단 뿐 아니라 새로운 남북 교역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일단 기대 반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