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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Dr. Doom)’ 루비니 교수, “금융시장 평온한 것은 역설”
뉴스종합| 2014-10-03 09:24
[헤럴드경제]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며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다수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너무 안심하고 있다”면서 위기에 대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먼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명백한 역설(paradox)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이슬람국가’(IS)로 인한 중동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많은데도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활황인 것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역설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의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 점,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 중동에서의 분쟁이 오일 공급 쇼크로 이어지지 않는 점, 이란 핵협상으로 인해 이란-이스라엘간 전쟁이 억제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역설이 깨지고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중동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경우이다. 수백명의 이슬람 국가(IS) 지하디스트들이 유럽국가 또는 미국의 여권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테러가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시리아 내전 등이 확산되는 경우이다. 루비니 교수는 투자자들이 이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루비니 교수는 지정학적ㆍ정치적 긴장이 글로벌 경제를 형성하는 구조적인 요인들과 만나는 경우를 들었다. 예를 들어 일부 국가의 정치적 소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등 나쁜 뉴스와 결합하면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아울러 홍콩에서의 민주화 시위가 글로벌 금융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상, 유로존의 경제위기 재발 등도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1차대전 직전에도 금융시장은 조용했다면서 지금 금융시장이 평온을 유지한다고 해서 위기 가능성이 작다고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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