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엔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중국에 이어 한국 화장품을 두번째로 많이 사들이던 일본이 2위 수입국 자리를 홍콩에 내주고 있다.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이 화장품(향수·두발제품 등 포함)을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중국(1만9358t·3억2300만달러)이 부동의1위를 유지했고, 홍콩(9574t·2억1300만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일본은 8207t(1억400만달러)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1만2953t)에 이어 일본(9217t)이 홍콩(5230t)을 크게 앞선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2000년대 들어 줄곧 중국·미국 등과 최대 수출국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해온 일본이 홍콩에 뒤진 것은 199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일본 수출은 엔고가 절정에 달하던 2012년 1만4292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만3879t으로 줄었다. 올해 1∼8월(8207t)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0% 가량 감소했다.

중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 규모는 올해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늘었고, 홍콩 수출도 올해 1∼8월 실적이 작년 한 해 실적의 90%를 넘어섰다.

한국 화장품의 수출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것은 일본 고가 화장품 시장이 침체한데다 최근 엔화 약세로 한국 화장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한국을 찾아 화장품을 사가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까지 감안하면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일본의 입지는 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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