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위기의 유럽…더욱 ‘강력한’ 통합을 외치다
라이프| 2014-10-10 11:09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
앤서니 기든스 지음, 이종인 옮김/책과함께
전 영국총리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권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던 ‘제 3의 길’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강력한 유럽 통합을 주장한 신간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이종인 옮김, 책과함께)가 최근 번역 출간됐다.

유럽합중국 건설을 제안한 윈스턴 처칠의 1946년 취리히 연설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와 높은 청년실업, 유럽 내 국가간 분열 및 갈등으로 유럽연합의 회의론이 팽배해지는 상황을 진단하고, 이에 대응해 ‘강력한 유럽통합’을 추구할 것을 역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든스는 지금의 유럽연합이 민주주의와 효과적 리더십이 동시에 결여돼 있다고 진단한다. 기든스는 유럽이 분열과 약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먼저 유로화를 방어하고 강화할 것을 주문한다. 금융통합기구를 설치하고 유로존 국가들의 금융 주권 중 일부를 경제적 지배기구에 이양함으로써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포함한 유럽 전체의 구조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개혁과 더불어 정치적 통합조치도 시급하다는 것이 기든스의 제언이다. 개별국가주권을 유럽연합에 더 많이 이양하고, 유럽연합으로 더 많이 통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강한 유럽의 필수조건은 군사력을 포함한 권력이다. 유럽 내의 분쟁에서조차 미국의 군사력에 도움을 요청하고, “미국의 돈으로 운영되고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도록 요구되는 나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앤서니 기든스의 ‘강한 유럽’은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질서에 대한 위기감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사라지거나 위축될 경우 남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G2 뿐이라는 사실”“유럽연합의 중요성이 약화되거나 사라져 버린다면 유럽은 중소 국가들이 난립하는 낙후 지역으로 전략할 것”이라는 문구는 기든스의 의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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