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
VIP석 샀지만…조승우 얼굴은 볼 수 없었다
라이프| 2014-10-10 11:09
대극장 뮤지컬 티켓 가격이 해가갈수록 점점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과거에는 R석이었던 자리가 VIP석으로 바뀌는 등 비싼 돈을 내고도 배우들 얼굴을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4인 가족이 뮤지컬 한편 보려면 50만원 넘게 들어=올해 개막하는 대극장 뮤지컬 26편의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은 평균 12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충무아트홀 대극장 등 1000석 이상인 대극장 12곳에서 공연하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이가운데 가격 파괴를 선언한 ‘영웅’(7만원)과 ‘보이첵’(8만원)을 제외하면 평균 가격은 12만6000원으로 올라간다. 4인 가족이 대극장 뮤지컬을 한 편 보려면 50만원 넘게 드는 것이다.

뮤지컬 티켓 가격이 갈수록 점점 오르고 있다. 게다가 과거에는 R석이었던 자리가 VIP석으로 바뀌는 등 비싼 돈을 내고도 배우들 얼굴을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뮤지컬‘ 위키드’의 한 장면.

‘영웅’, ‘보이첵’, ‘피맛골연가’처럼 정부 지원금을 받거나 극장 자체 기획인 공연을 제외하면 VIP석이 10만원 미만인 공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같은 저가 공연을 제외할 경우 2010년과 2011년 대극장 뮤지컬에서 가장 비싼 자리의 평균은 11만6000원으로 같았지만 2012년에는 11만9000원, 2013년은 12만4000원, 2014년 12만6000원으로 점점 올랐다.

특히 오는 11월~12월 개막 예정인 ‘지킬 앤 하이드’ ‘마리앙투아네트’ ‘킹키부츠’는 모두 VIP석이 14만원이다. 내년 1월 개막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역시 VIP석이 14만원으로 예정돼있다.

▶관객 절반이 VIP=하지만 비싼 가격을 지불한 관객들이 이에 걸맞는 대접을 받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레베카’의 경우 전체 좌석 가운데 VIP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43.5%에 달하고 있다. 관객의 절반가까이가 VIP인 셈이다.

올해 6~8월 같은 장소에서 공연했던 ‘캣츠’ 내한공연은 VIP석 비중이 30%, R석이 40% 내외였다. 일부 R석이었던 자리가 VIP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지난 2011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 ‘천국의 눈물’은 1층 객석을 모두 13만원, 2층은 8만원, 3층은 3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맨 앞쪽에 앉아 배우들의 표정 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관객이나 맨 뒷줄에 앉아 배우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관객이나 같은 값을 지불한 셈이다.

‘레베카’ 제작사인 EMK컴퍼니측은 “블루스퀘어의 경우 공연장 상태가 좋아 사석(시야장애석)이 별로 없기 때문에 다른 공연장에 비해 VIP석 비중이 높다”라며 “극장의 상태에 따라 VIP석의 비중을 정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티켓 가격을 올리고, VIP석 적용 범위를 넓혀도 뮤지컬 제작사들은 제작비 증가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라이센스 뮤지컬의 경우 로열티를 지급해야하는데다 인기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티켓 오픈 당일에 자신의 출연 회차를 모두 매진시키는 조승우나 김준수의 경우 회당 수천만원대를 받고, A급 배우들도 회당 출연료가 1000만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헐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지난 2010년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 ‘스테디 레인’에 출연해 주당 4만달러(약 4300만원) 받은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조기 예매 할인 등 활용해야=비싼 뮤지컬을 조금이라도 싸게 보려면 조기 예매, 신용카드 제휴 등 각종 할인 혜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원스’나 ‘라카지’는 내년 1월 공연을 미리 예매하면 20% 할인받을 수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나 ‘황태자 루돌프’는 평일 낮 공연을 20% 할인해준다. 뿐만아니라 신용카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1+1’ 할인 기회를 잡으면 반값으로 뮤지컬을 볼 수도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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