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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勞 집행부 올 해 모두 교체…‘무분규’ 기조 변화올까
뉴스종합| 2014-10-09 14:06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 ‘빅3’의 노조가 올 해 적잖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일단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노조 집행부가 교체됐거나 교체를 앞두고 있는데 과거보다 강경한 노선을 보이고 있어 사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그동안 조선 빅3 노조는 회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무분규로 타결해왔다. 하지만 올 해는 현대와 삼성이 노조(삼성은 노동자협의회) 안팎의 문제로 아직까지 임단협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해 임단협은 타결했지만 이후 당선된 신임 노조위원장이 현장 중심의 강한 노조를 표방하고 있어 앞으로 기조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노조와 갈등의 골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투표는 지난 달 24~26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투표율로 노조 집행부는 투표 기간(총회)을 무기한 연장하고 사측과의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등 임원진들이 최근 노조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내고 출근길에 일일히 악수를 하는 등 소통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의 반응은 냉랭하다. 사측은 노조에 공문을 보내 교섭 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노조의 파업찬반투표가 가결 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0년 만에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도 강한 노조를 지향하는 신임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 기류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일 노조 선거를 통해 제16대 위원장으로 당선된 현시한(50) 신임 노조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대우조선노조민주화 추진위’ 소속으로 이번 선거에서 57.87%의 지지율로 뽑혔다.

현 위원장은 현장 중심의 강한 노조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노조원 절반 이상의 표심을 확보했다. 그는 매년 단체교섭 시 기본급 7만 원 이상 인상,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임금 삭감없는 정년연장 쟁취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 위원장이 속한 ‘대우조선노조민주화 추진위’는 성만호 전 노조위원장이 속한 ‘실천하는 현장 노동자연대’에 비해 강성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조선경기 침체로 성과급 등 수당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강경해질 가능성도 크다.

삼성중공업은 노동자협의회는 올 해 임단협 타결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집행부가 총 사퇴해 현재 교섭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노조와 같은 역할을 하지마 법적 구속력은 없다. 협의회는 임기만료를 한달여 앞두고 있던 이영준 위원장과 집행부가 조합원의 반대로 총사퇴하면서 오는 11월 신임 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예년보다 임단협이 3개월 가까이 지연된 만큼 사측과 조합원 간의 의견 차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신임 위원장의 면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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