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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액면가 없는 주식 나온다는데…액면가 제도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까
뉴스종합| 2014-10-10 09:56
[헤럴드경제=손수용 기자] 지난 2012년 국내에 무액면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중국기업 완리인터내셜널홀딩스가 처음으로 액면가 없는 주식으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무액면가주식 전환으로 우리나라도 미국과 일본처럼 주식 무액면가제도가 활성화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식시장이 열린 1956년 이후 액면가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액면가제도란 기업이 주식을 최초로 발행할 때 1주당 가격인 액면가를 정해놓은 것을 말한다. 액면가제도는 최초 회사의 자본금을 파악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발행된 주식의 총 수와 액면가를 곱하기만 하면 회사의 자본금을 파악할 수 있다. 무액면가주식의 경우 발행가의 일정부분을 액면으로 계산하게 돼 있어 액면가를 통해 자본금을 계산하는 것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본이 명확하게 확정되고 공개된다는 점에서 액면가제도가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액면가제도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액면 밑으로 떨어져 액면 미달로 주식을 발행해야 할 경우에 여러가지 제약이 따른다. 주주총회 특별 결의와 함께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무액면주식은 액면가에 구애받지 않고 발행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주식을 분할해 주가를 내리고 유통되는 주식수를 늘리는 등의 활동이 수월해진다. 기업의 입장에선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용이하고 적정수준의 시장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현재 미국이나 일본, 캐나다 등의 선진국은 기존의 액면가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무액면주식이 활성화돼 있다. 일본의 경우 액면가와 무액면가제도를 함께 사용하다가 2001년부터 무액면제도로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국내도 지난 2012년 상법 개정을 통해 무액면가제도를 도입했다. 무액면가 주식은 주식 한 주 금액이 표시되지 않고 주권에는 주식 수만 기재되는 주식이다. 해당 주주는 전체 발행주식에 대한 자기 지분 비율만을 알 수 있다. 시가로 신주를 발행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타일전문업체인 완리인터내셜널홀딩스는 최근 발행된 주식을 연내 무액면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 2012년 7월 무액면 주식 발행이 허용된 후 일반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무액면 발행이 이루어지는 사례다.

김기경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매매제도팀장은 “2012년 7월에 우리나라는 무액면주식을 법제화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도가 익숙하지 않다”면서 “무액면주식이 법제화된 기간이 짧고 여전히 회사관계자와 투자자들에게 액면가제도가 익숙한 상황에서 무액면가 제도의 필요성을 시장에서 크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무액면주식의 경우 자본잠식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무액면주식은 발행가액의 일부를 액면으로 인식해 자본을 계산하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란게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무액면주식이 국내 시장에도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시장 자체에는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재무관리 차원에서 무액면주식이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가를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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