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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20선 붕괴] 위험투자 위축 급속 확산→안전자산 대이동
뉴스종합| 2014-10-13 09:43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채권이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대이동하고 있다. 자금이 채권 상품에 쏠리면서 미 국채 등 채권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국내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침체로 위험자산 투자를 꺼리면서 펀드 판매 시장에서의 개인 비중이 10년만에 30%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투자시장의 ‘널뛰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지고 위험자산 이탈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금 채권시장으로 대이동=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1주일간 선진국 시장과 신흥국 시장 모두 주식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해 채권 펀드로 옮겨갔다.

선진국 시장에선 이 기간 93억8400만달러가 주식 펀드에서 순유출됐다. 신흥국 시장에서도 34억8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채권 펀드의 경우 선진국 시장에서 151억4900만달러가 순유입됐고 신흥국 시장도 6억38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 이후 최대 규모인 15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금이 선진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됐다”며 “북미에서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토털리턴으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으며 서유럽은 중, 장기 채권의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선진국 채권시장으로 쏠리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한 때 연 2.2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작년 5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17개월 만에 최저치(연 3.048%)를 나타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동안 국내 주식펀드 설정액은 2조1669억원이 감소한 반면 국채 채권펀드 설정액은 639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펀드에서도 1조3538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뚜렷’…금값도 반등 채비=주식펀드 감소와 함께 펀드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도 축소되고 있다. 그만큼 개인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꺼린다는 얘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까지만 해도 34.15%에 달했던 펀드 판매 잔고(공·사모 포함)에서의 개인 비중은 지난 8월말 29.74%로 30% 선 밑으로 떨어졌다. 펀드의 월간 단위 판매 잔고에서 개인 비중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3월말(29.74%) 이후 10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주식 펀드에서 80%를 넘었던 개인 비중이 지난 8월말 73.04%까지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실적 악화와 외국인 이탈 등으로 국내 증시가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악재들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투자 회피 성향은 점점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금 값도 부추기고 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1g(99.99k) 가격은 최근 3거래일동안 3.55% 상승하며 4만226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중 금 도매값도 지난달 25일을 저점으로 3.64% 오른 상태다.

달러화와 위안화 강세도 마찬가지다. 윤정익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융시장 전반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곧 환율 상승의 재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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