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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친 홍콩 우산혁명…장기화 우려에 무력진압 저울질
뉴스종합| 2014-10-13 11:30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시민과 학생들이 다시 홍콩 중심가로 쏟아져나오면서 홍콩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콩 정부와 시위대 간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있는 가운데 홍콩 당국이 무력진압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시민들의 민의를 살피며 저울질을 하고있다.

▶우산혁명이 텐트혁명으로=13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홍콩 시위가 ‘1인 1텐트’라는 지구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들어 텐트 수가 급증하면서 12일 오전 800여개의 텐트가 펴졌다. 텐트안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해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인다고 전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2일 저녁 TVB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지만 시위 현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최종적으로 결론이 난다면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퇴를 생각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사퇴한다고 해서 사건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도심을 점거한 시위대가 요구하는 전인대의 입장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홍콩 매체들은 “홍콩·마카오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광저우에서 렁 행정장관측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렁 장관을 비롯한 홍콩정부 지도부들의 광저우 방문으로 당분간 홍콩 정부와 시위대와의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무력사용 가능성은 민의에 달려=이런 가운데 중국은 홍콩 시위를 ‘동란(動亂)’으로 부르면서 시위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공산당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해외판은 지난 11일 홍콩 시위를 ‘동란’으로 불렀다. 지난 1989년 4월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런민르바오는 사설을 통해 학생시위를 ‘반혁명 동란’으로 규정했고 2개월 뒤 군병력이 투입되어 사태가 진압된 바 있다.

13일 베이징의 외교가는 홍콩 시위를 ‘동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무력진압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높인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무력사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홍콩 친중파 의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 해산 작전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측이 “민의의 지지가 없다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독일을 방문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1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홍콩특별자치구 정부가 대처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해 중앙정부의 직접개입을 삼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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