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KB금융 회장 후보 자질론 수면위로
뉴스종합| 2014-10-13 11:05
김기홍 제2재보험사 설립 포기
출마위해 등돌려 무책임 지적

하영구 현직 유지한 채 입후보
뒤늦게 사퇴했지만 반감 커져

황영기 중징계 이력 큰 약점
이동걸·지동현도 유리하진 않아



KB금융 회장 인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장 후보 인사들의 자질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직을 유지한채 회장 인선 레이스에 참여하는가 하면 후보로 선정되자 주도적으로 진행하던 일이 무산위기에 처해도 아랑곳하지않는 무책임한 모습마저 보이는 등 자질이 의심되는 행태가 일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회장 인선이 KB금융 인적 쇄신의 첫 단추가 되는 만큼 회장 후보들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7명의 KB금융 회장 후보들은 오는 16일 4배수로 압축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KB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제2의 재보험사 설립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행장은 팬 아시아 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해외투자 유치 등 제2의 재보험사 설립을 주도해왔다. 1년여 간 수억원의 보수를 받으며 재보험 사업을 추진해온 그는 최근 KB금융 회장직에 출마하려고 팬 아시아 리에 등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2000년 초 충북대 경영학부 교수 시절 코리안리로부터 경영컨설팅을 의뢰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코리안리의 경쟁사 설립에 앞장서는 것은 상도의를 저버렸다는 지적도 보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현직 은행장 자리를 유지한 채 KB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 참여해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특히 하 행장은 같은 권역 내 경쟁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입후보한 상황이다. 현직의 은행장이 경쟁 금융사 CEO에 지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강도높은 구조조정까지 진행되면서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하 행장의 인선 참여에 씨티은행 내부적으로는 적지않은 반감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 행장은 이날 이를 의식한 듯 씨티은행장직을 사퇴하기로 했지만, 일의 선후(先後) 관계를 볼 때 다소 늦었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기업 CEO들이 조직보다는 개인의 성과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는 비난에서 자유롭기 힘든 상황이다.

내부출신 인사로 강점을 가진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과거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징계가 자질론의 아킬레스건이다. 황 전 회장은 비록 법정싸움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우리은행장 시절 파생상품 손실문제로 중징계를 받아 KB금융 회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윤종규 전 KB 부사장도 국민은행 재직시절 징계를 받아 은행을 떠난 바 있다. KB금융이 최근 온갖 난맥상이 한꺼번에 터지며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후보의 중징계 이력은 자질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그나마 자질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후보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회장과 지동현 KB카드 부사장 정도다. 하지만 이들 역시 약점은 있다. 이 전 회장은 금융권 이력의 대부분을 KB금융의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쌓았다. 즉 금융권의 생리는 잘 알더라도 ‘KB금융’이라는 조직의 생태를 잘 알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 전 부사장은 미국 대학 교수-금융연구원-조흥은행 임원-KB금융 입성 등 과거 이력이 불명예 퇴진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닮은꼴인 점이 부담될 수 있다. 금융연구원 출신이라는 점은 ‘연(硏)피아’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김양규ㆍ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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