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신밀월 중-러의 새 무역 허브로 떠오른 ‘만저우리’
뉴스종합| 2014-10-15 11:07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거대한 마트료시카 인형, 황금색 돔을 얹은 러시아풍 건물, 키릴문자 간판…’

러시아 땅임을 웅변하는 듯한 상징들은 사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후룬베이얼의 만저우리(滿洲里) 시에 가면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중국에서 시베리아로 가는 관문 만저우리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이후급작스럽게 가까워진 중-러 관계의 거울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러 관계가 내몽고의 작은 내륙항을 번영의 무역 허브로 바꿔놓고 있다”며 만저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가까워진 양국 관계 개선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마침 지난 13일 3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리커창 총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만나 에너지, 무역, 금융 등 38개 항목의 협력안에 서명했다. 3년간 1500억 위안(26조4000억원)에 이르는 통화 스와프 협정도 체결했다.

지난주 양국은 중국 국경서 18km 떨어진 러시아 자루비노항 개발에 공동 협력키로 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4000만달러에 이르는 30년짜리 천연가스공급 계약 협상도 타결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우크라이나 친러 동부 소요 사태 이후 서방이 대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이자 양국 관계는 이처럼 급물살을 탔다.

양국 간 교역은 매해 증가세다. 중국 인민 일보는 지난해 890억달러에서 내년 1000억달러, 2020년에 2000억 달러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 양국간 교역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내륙항인 만저우리를 통해 관목 10㎡를 중국에 수출했고, 중국으로부터 농작물, 섬유, 공산품 등을 수입했다.


만저우리는 관광지로서도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남부 제조업 지역에서부터 만저우리를 거쳐 폴란드에 이르는 새로운 철도 건설과 인근에 30억 위안 규모의 자유무역지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 한달간 무비자로 이 자유무역지대를 방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지난해 만저우리를 거쳐 중국으로 입경한 러시아인은 26만5000명이다. 이들은 만저우리 곳곳에 있는 러시아 판박이 조형물과 건축물에 놀랐을 터지만, 이는 실상 내국인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마트료시카 광장에 놓인 200개 이상의 마트료시카와 러시아의 유명한 건축물을 본 뜻 모형 건물을 보면서 중국인들은 러시아로 훌쩍 넘어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는 것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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