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위축된 불곰…러 국방예산 16년만에 5.3% 삭감
뉴스종합| 2014-10-16 11:38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가 2016년 국방예산을 5.3% 줄이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1998년 이후 16년 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친 영향도 크겠지만 국제유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3년간 러시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같은 국방예산 감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두마(연방의회)에서 이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석유자원은 러시아 정부 수입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브렌트유 가격이 25% 가까이 하락했고 지난 6월부터 제기된 국방예산 삭감 논의에 더욱 불을 지폈다.
[사진=위키피디아]


가뜩이나 서방의 경제제재로 예산을 줄여야 하는 처지인데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정부수입 감소가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방비 지출에 대한 감소 압박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유가가 향후 3년 동안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경우에만 예산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르네상스캐피털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유가가 80달러로 떨어지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1.9% 하락할 것이며 60달러까지 떨어지면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냉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011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방력 강화 방안을 수립, 2020년까지 2조루블을 쓰기로 했었고 현재는 국방 예산 증액으로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경제난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러시아 국방전문가인 루슬란 푸코프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에서의 성공과 영웅적인 언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취약한 경제는 필연적으로 국방비 삭감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10개년 계획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러시아는 내년 국방예산은 우선 32% 늘리기로 했다. 다만 그 이듬해부터는 점차 줄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FT는 러시아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연말 8%까지 오를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계획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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