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도넘은 핼러윈데이…에볼라 해즈맷, 피묻은 의상
뉴스종합| 2014-10-21 10:55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핼러윈데이 파티 의상은 어느 선까지 장난으로 봐줘야할까.

매해 10월의 마지막 날인 핼러윈데이를 열흘 앞두고 20일(현지시간) 미국 등 핼러윈 문화를 즐기는 서방의 온라인사이트에 에볼라 개인보호장비(해즈맷), 피가 묻은 치어리더 복장 등이 할로윈 의상으로 판매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진이 온 몸에 무장하는 해즈맷(Hazmat)이 한낱 장난꺼리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선 에볼라 보호복과 장화, 마스크, 고글, 고무장갑 등 개인보호장비 1세트를 79.99달러에 판매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브랜드온세일 사이트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미국에 상륙해, 국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핼러윈 파티에서 발병이 일어난다면 당신은 확실히 준비해둬야한다. 이 의상이 말그대로 올해 가장 ‘바이럴(viralㆍ입소문, 바이러스성)’한 의상이다”며 에볼라 개인보호장비 의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가디언]

이를 본 상당수 누리꾼은 재밌다기 보다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 보조원 마리아 맥케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보통 때라면 아이러니와 유머가 재미있지만, 이번 의상이 정말로 재미있을까? 에볼라는 아직 진압이 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랜드온세일 대표 조나던 위크는 미국 시사 월간지 아틀란틱과의 인터뷰에서 “핼러윈이다. 그 날 하루만이다. 이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핼러윈이 무엇인지 모르는 거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월마트의 슈퍼마켓 자회사 아스다는 영국에서 온 몸에 피가 묻어 있는 치어리더 복장, 뼈와 연골, 근육을 돌출시킨 미식축구 유니폼을 아동용 사이즈로 판매해 소비자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소개했다.

어른이 보기에도 섬뜩한 의상이 아동용으로 전시, 판매 중인 것을 보고 경악한 한 소비자가 슈퍼마켓 측에 판매 철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피묻은 치어리더 의상 9~12세용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는 뜨겁다. 아스다 측은 텔레그래프에 “고객 다수는 핼러윈 의상으로 좋아한다. 으스스하고 피투성이지만 다 가짜 피다”고 전했다.


이를 옹호하는 측은 핼러윈데이의 의미를 강조한다. 귀신을 쫓는 의식에서 출발한 이 날에 아이들은 마녀, 유령, 귀신, 해골 등 무시무시하지만 귀여운 의상을 하고 사탕을 구하러 이웃을 돌고, 어른들 역시 유명인사나 무서운 의상을 차려입고 파티를 한다. 이 때 파티의상은 기발할 수록 인기가 높다.

하지만 최근 미성년자와 연관 있는 각종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어린이 의상에 총구나 피칠을 표현한 장난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가디언은 “2012년 12월에 어린이 20명과 돌보미 6명이 희생된 뉴튼 총기 사고가 난 뒤 14개월 동안 44개 학교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2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총격을 가한 20명이 18세 미만이었다”고 꼬집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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