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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S전쟁도 버거운데…탈레반 양귀비 먹고 부활
뉴스종합| 2014-10-22 11:25
아프간서 재배면적 사상 최대…탈레반 주수입원…勢확장 우려


‘IS(이슬람국가)와의 전쟁도 버거운데, 9ㆍ11 테러 일으킨 탈레반까지…’

미국이 마약 근절을 위해 8조원 넘는 거액을 투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해 양귀비 재배면적이 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귀비 재배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주요 수입원이어서 올 연말 미군 철수를 앞둔 아프간에서 탈레반 세력이 다시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이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에릭 홀더 법무장관, 라지브 샤 국제개발처(USAID) 처장에게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실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 내 양귀비 재배면적은 20만9000㏊으로 2012년 15만4000㏊에서 3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07년의 기록 19만3000㏊를 넘어서는 것이다.

농업기술 발달에 힘입어 아프간 남서부 건조지대로 양귀비 생산지가 확대된데다 감시 소홀로 재배 금지지역에서 불법 재배가 이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양귀비 수확량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3월 발간한 ‘2014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에서 생산된 생아편은 2012년보다 49% 증가해 5500t에 달했다.

아프간의 아편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그 결과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업은 지난해 9억50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207억달러 가량인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5%에 육박하는 규모다.

존 소프코 SIGAR 실장은 “UNODC가 올 5월 수확철의 재배 규모를 아직 집계하지 않았지만, 올해 양귀비 재배면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양귀비 수확량도 여기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귀비에서 추출되는 생아편은 헤로인과 모르핀 등 마약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생산이 제한되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양귀비 재배와 밀거래를 통해 활동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져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이 양귀비 생산 억제에 주력해왔다.

2010년에는 수확량을 평년 수준의 3분의 2까지 감소시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반(反)마약 정책을 위해 미국이 지금까지 지출한 비용은 76억달러(약 8조14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내 양귀비 생산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자 마약정책의 무용론과 함께 탈레반 세력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프코 실장은 “마약이 부패 유발, 범죄 네트워크 유지, 탈레반 등 반군 세력에 대한 재정지원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마약 거래는 아프간 금융 부문을 멍들게할 뿐 아니라 국가 정당성까지 흔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프간 마약 근절 프로그램의 장기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마이클 럼프킨 국방부 정책차관도 지난 7일 소프코 실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양귀비 생산이 늘고 있으며 이는 아프간에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벌인 노력에 대해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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