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또 틀어진 러-우크라 가스협상
뉴스종합| 2014-10-22 11:24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천연가스 공급 협상 테이블에서 또 다시 합의에 실패했다. 러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관의 지급 보증 문건을 닷새 안에 제출하라는 새 조건을 제시하면서다.

AP, 블룸버그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집행위 중재로 만난 양측 대표가 천연가스 공급 협상 합의에 실패한 것을 일제히 보도했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양국 정상이 지난주말 ‘겨울패키지’ 가격 조건에 잠정 합의한 터라 이 날 세부조건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잠정 합의안은 연말까지 우크라이나가 체납대금 31억달러를 지불하고, 러시아는 내년 3월까지 애초 제시가격 보다 1000㎥ 당 100달러 인하된 385달러 가격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조건이었다.

양측은 채무상환 조건에 합의를 봤다. 우크라이나가 체납대금 31억달러를 이달 말까지 14억5000만달러, 연말까지 16억5000만달러 분할 상환하는 조건이다

이견은 선지급금의 재원 마련 부분에서 터져 나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가스 대금을 낼 수 있을지를 국제기관이 보증하라고 요구했다.

FT는 지급보증 주체로 IMF, 유럽투자은행(EIB) 같은 국제기관이나 일류(first-class) 은행이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는 EU에 25억달러 규모의 추가 융자를 요청했다. 앞서 EU는 14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에 동의해 준 바 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선불 대금 원천 부분 뿐 아니라 11~12월에 필요한 공급량도 다음 협상에서 고려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연말까지 40억㎥ 규모의 천연가스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EU집행위를 비롯한 3자는 오는 29일 협상을 재개한다. 군터 외팅거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그 날 모든 결정을 할 수 있게 모두가 숙제를 해야한다”며 “올 겨울 모든 유럽 시민에게 안전하게 가스가 공급되는 상황을 예상한다”고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 천연가스는 전체 유럽 수요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섰던 지난 2006년과 2009년 러시아는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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