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테러 피하자” 이슬람 여성 히잡패션 인터넷서 ‘활짝’
뉴스종합| 2014-10-22 11:00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최근 중동지역에서 히잡(이슬람 여성이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을 제대로 쓰지 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종교적 ‘증오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여성들의 히잡 패션이 테러위협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무슬림 여성의 히잡 패션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셀카 문화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잡으로 가리고 있다고 해서 유행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예뻐보이는 히잡 두르는 방법, 스카프 색깔과 패턴 등 이슬람 여성들은 히잡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다.

미 의류업체 ‘하우테 히잡’이 선보이는 히잡 패션. [출처:하우테 히잡 홈페이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아샤 사라(24)는 몇 년 전 인터넷에서 히잡 차림의 패션을 볼 수 없는 것이 불만족스러워 직접 블로그를 만들어 히잡패션을 선보였다.

현재 사라의 블로그 팔로워는 90만명에 이른다. 사라는 온라인 사진공유 앱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모델로 다양한 히잡 패션을 공개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사만의 메이크업과 히잡’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만 무르니(34)는 “3년 전 까지만 해도 히잡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는 하나도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히잡 패션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전세계에 걸쳐 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스카프 등 고급 의류업체 ‘하우테 히잡’은 회사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만9000명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밝고 화려한 히잡을 쓴 여성들이 미소를 지으며 상품을 광고한다.

호주 멜버른 소재 ‘히잡 스타일’이라는 매장 운영자의 팔로워는 1만 6000명에 달한다. 호주 무슬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이슬람권을 겨냥해 유행을 선도하는 히잡을 공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는 검은색 뿐만 아니라 화려한 색깔의 히잡이 즐비해 있다. [출처:아사히신문]

무슬림 여성은 이슬람 경전 ‘코란’이나 무함마드 언행 ‘순나’에 따라 몸매가 보이지 않도록 하고 손과 발, 얼굴 이외에는 가려야 한다. 그러나 젊은 무슬림 여성들은 “유행에 둔감할 것까지 요구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이들은 고등교육을 받고, 인터넷 사용으로 글로벌 문화에 익숙하며, 서방의 영향에 개방적인 여성들이다.

NYT는 “이같은 생각을 가진 해외파 무슬림 여성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이슬람 여성이 피부를 더 노출하거나, 몸매를 드러내는 자기표현의 공간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일 이란 남부 도시 이스파한에서 여성을 노린 강산(强酸) 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파한에서 오토바이를 탄 일당이 여성의 얼굴에 강산성 액체를 주사기로 쏘거나 그릇으로 퍼붓는다는 소문이 돌아 불안해진 이 지역 여성들이 외출을 꺼릴 정도다.

이들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은 여성을 골라 종교적 ‘증오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현지언론 이란와이어는 전했다.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완전히 가리지 않은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도 현지 경찰을 인용해 이런 범죄가 4건이 일어났고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범죄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와이어는 현지 주민을 인용해 여성 6명이 이런 수법의 범죄를 당해 치료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런 범죄가 ‘도덕 순찰’을 강화하는 법안을 이란 의회가 통과한 직후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란에선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더라도 여성은 모두 히잡을 써야 한다.

엄격한 복식 규제에도 이란에선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검은색이 아닌 다른 색의얇은 히잡을 쓰거나 몸매가 드러나는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 통옷)로 멋을 내기도 한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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