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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볼라노이아’ 장기화땐 경제 타격 불가피
뉴스종합| 2014-10-23 11:01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 총력에 나서며 국내의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에볼라에 대한 공포(피어볼라ㆍfearbola) 때문에 집단 히스테리에 빠지는 ‘에볼라노이아’(ebolanoia) 현상이 장기화되면 미국 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볼라로 학교가 문을 닫는 데 이어 기내에서 구토를 한 흑인 승객을 보고 에볼라를 의심한 승무원들이 패닉에 빠지는 일까지 발생했다”면서 “에볼라 공포가 미국 전체에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는 에볼라 때문에 사람들이 극도의 공포와 흥분 상태에 사로잡힌 듯한 인상을 주는 일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뉴저지의 한 초등학교는 에볼라와 무관한 아프리카 동부 국가에서 이주해온 학생들에 대해 등교를 금지했으며, 조지아대는 23일로 예정돼있던 라이베리아인 언론인의 연설을 취소했다. 댈러스에서 시카고로 가는 한 비행기에서는 아프리카계 흑인 여성이 토를 하자 승무원들이 착륙할 때까지 화장실에서 나오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일이 벌어졌다. 또 17일에는 워싱턴에서 국방부 해병대 행사에 참석하려던 여성이 관광버스에서 구토를 해 임시 격리되는 등 유사 사건이 이어졌다.

이처럼 시민들의 불안이 확산되자, 이를 가리켜 에볼라 공포를 뜻하는 ‘피어볼라’(fearbola)에 이어 에볼라에 히스테리(hysteria), 편집증(paranoia) 등을 합성한 ‘에볼라노이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9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한 “에볼라는 심각한 질병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공포나 히스테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발언에 빗댄 것으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에볼라를 우려하는 내용의 멘션과 사진들이 에볼라노이아 해시태그와 함께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대중에 대한 보건당국의 신뢰와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상점, 식당 등 공공장소를 찾는 발길이 감소함에 따라 향후 경제가 위축되는 결과까지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 SARS 사태 때 진앙지와 멀리 떨어진 캐나다에서도 감염 우려로 43억달러의 손실을 본 점은 이러한 불안을 가중시킨다.

근로자지원프로그램 제공업체 콤사이크의 리처드 차이페츠 최고경영자(CEO)는 “에볼라 감염 환자가 추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극장이나 식당에 가는 걸 꺼리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결국 경제까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도 “유럽과 글로벌 경제의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에볼라까지 확산하면서 시장에서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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