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현대제철, 동부특수강 인수…MK ‘불패 신화’는 계속된다
뉴스종합| 2014-10-24 11:00
[헤럴드경제=신소연ㆍ박수진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수ㆍ합병(M&A) 불패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동부특수강 매각 입찰에서 현대제철이 세아그룹을 꺾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산업은행은 24일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제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 23일 마감된 본입찰에서 세아홀딩스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3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현대제철은 내달 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의 행정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 경영권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당진제철소에 연산 100만t규모의 특수강 공정을 건설 중이다. 봉강과 선재를 만드는 1차 공정(상공정)이다.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1차 공정에서 생산한 봉강과 선재를 공급처에 맞춰 가공하는 2차 공정(하공정)도 자체 소화가 가능해진다. 현대ㆍ기아차라는 내부수요까지을 확보하고 있어 이른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게 된다.

정 회장의 이번 M&A 승리는 대형 기준으로만 11번째다.

1998년 기아차 인수전을 시작으로 2000년 강원산업(현대제철에 합병)과 삼미특수강(현대비앤지스틸), 2001년 한국철도차량(현대로템), 2004년 한보철강 당진공장(현대제철에 합병)에 이어 2010년에는 현대건설을 가져온다. 올 들어서는 재계 라이벌 삼성과 정면승부를 펼친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입찰에서 승리했고, 한 달만에 다시 동부특수강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금융부문에서는 2001년 다이너스카드(현대카드), 2008년 신흥증권(HMC투자증권), 2011년 녹십자생명(현대라이프생명) 등을 인수한다. 특히 현대건설과 한전부지, 동부특수강 등 최근 3건의 M&A는 치열한 경쟁을 극복한 승리임과 동시에 업계 파장도 엄청나다.

당장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는 경쟁 관계가 될 세아그룹과 포스코 등에 충격이다.

하공정 업체인 세아특수강은 매출의 20% 이상을 현대ㆍ기아차에 의존하고 있다. 또 2016년 현대제철 상공정 라인이 완성되면 세아베스틸의 주력 제품인 봉강 분야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세아베스틸이 자동차업계에 공급하는 물량 70~80%가 현대ㆍ기아차 물량이다.

포스코도 동부특수강에 연간 35만t 규모의 선재를 공급해왔는데 이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오인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 전무는 지난 23일 3분기 실적발표장에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포스코의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응책으로 글로벌 수요를 개발중”이라고 언급했다.

동부그룹에까지 영향은 미칠 전망이다. 동부그룹이 산은 프라이빗에쿼티(PE)에 동부특수강 지분 100%를 넘길 때 받은 돈은 1100억원이다. 동부는 당시 실제 매각대금과의 차액을 돌려받는 ‘언-아웃(earn-out)’ 조건을 약속받았다. 현대제철이 2500억원을 써냈다면 동부에 1500억원이 들어오는 셈이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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