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에도 어느때보다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대장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 뿐아니라 지배력 강화의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후 SK사례를 따를 경우 효과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SK 사례와 유사하게 진행된다면 삼성전자가 자사주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을 확보한 후 인적분할, 현물출자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삼성전자가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배당수익률은 대형 상장업체 중 최고 수준이지만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면서 SK그룹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SK텔레콤이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SK홀딩스의 SK텔레콤 지분이 25%로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에 지나치게 보수적이던 한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바뀌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매입건수도 코스피 39건, 코스닥 55건으로 총 94건에 이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가 부양을 위해 각각 4491억원어치, 2209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앞서 NAVER와 삼성생명이 각각 2650억원, 1994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SK는 올들어 2차례에 걸쳐 총 7954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중공업 2886억원, 삼성증권 1047억원, 한화생명 1918억원, 제일기획 952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했다.
무엇보다 대형 우량주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배당과 함께 한국 기업들의 소극적인 자사주 매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주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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