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日 초엔저시대 ‘非常’
뉴스종합| 2014-11-18 11:21
“아베노믹스 엔저는 명백한 실패”
지방의 실물경제 전혀 파급 안돼
소비세 증세로 日국민 지갑 닫아

“8월 바닥치고 회복 돌입 가능성”
기업 겨울보너스 증가로 소비자극
4분기 실질 성장률 4.0%로 예측



‘본격 침체 vs 바닥 쳤다’

일본 경제가 지난 4월 단행된 1차 소비세 인상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가 실패하면서 본격 침체에 돌입했다는 비관론과 이제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년 10월 예정됐던 2차 소비세 인상(8→10%)을 연기하고 중의원 해산ㆍ조기 총선 실시 카드로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법이 정해놓은 소비세 인상 시점(내년 10월)을 1년 6개월 연기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을 의회 해산 명분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기 총선의 “대의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수렁이냐 바닥이냐=17일 발표된 일본의 3분기 GDP 속보치(-1.6%)가 예상을 크게 밑돌자 “아베노믹스는 실패”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 악화는 아베노믹스 중심축인 엔저에 따른 물가상승과 지난 4월 실시된 1차 소비세 증세(5→8%) 여파로 일본 국민이 지갑을 닫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야당인 차세대당의 사쿠라우치 후미키(櫻內文城) 정무조사회장은 “아베노믹스의 실패는 명백하다”며 “지방의 실물 경제에 전혀 파급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오 게이치로(淺尾慶一郞) 다함께당 대표도 “세금을 들여 선거를 치르기보다 경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아베 총리의 중의원해산 및 조기총선 구상을 비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수익 개선과 인력부족으로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소득은 증가하고 있지만 물가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은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익숙했던 만큼 물가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경기가 이대로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견해는 적다”고 선을 그었다. 신문은 “가을 들어 소비침체가 누그러지고 있다”며 “냉장고 등 백색가전의 국내 출하액이 지난 9월, 5개월 만에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고 전했다.

미쓰비시UFJ증권 시마나카 유지 분석가는 “2월부터 미니 후퇴에 들어갔지만, 8월 바닥을 치고 회복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미즈호 종합연구소의 도쿠다 히데노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12월 실질 성장률을 연율 플러스 4.0%”로 예측했다. 그는 “겨울 보너스 증가가 소비를 자극하고 유가하락으로 부담을 던 중소기업에서도 임금을 상향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기업의 올해 연말 보너스는 전년대비 5.78% 증가한 89만3538엔(약90만원)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5%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거품경제기 1989년~1990년이후 처음이다

▶아베노믹스 살 길은?=아베노믹스가 궁지에 몰리자 세계 경제 3위국인 일본 경제 앞날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노믹스 본래 목적은 금융완화와 재정확대로 시간 버는 동안 성장전략을 추진해 성장성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며 “증세 판단 때마다 반복되는 혼란에서 빠져나오려면 구조적인 저성장 문제에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경제 전문방송 CNBC는 일본 경제를 살릴 아베의 3가지 탈출구는 ▷개인투자 활성화 ▷노동개혁 ▷보호 규제완화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아베노믹스의 세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이 둔화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유연성과 정규직ㆍ비정규직간 격차 해소에 정책의 무게를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