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성능 2배 높은 겨울타이어
4바퀴 모두 교체해야 안전
여름 도로선 쉽게 물렁해져
11월~3월까지만 쓰고 교환을
올 겨울 유난히 눈비가 많을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예보가 맞다면 운전자들에게 올 겨울은 빙판과의 전쟁이 될 게 뻔하다. 준비가 필요하다.
물론 빙판길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것은 4륜구동이다. 한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유물이던 4륜 구동이 이젠 승용차에도 꽤 많이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이미 2륜 구동인 차량, 특히 빙판길에 취약한 후륜구동 차량을 그 비싼 4륜구동 차량으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안은 역시 겨울용 타이어다.
게다가 최근 고급 수입차는 물론, 제네시스 등 국산 고급세단들이 속속 빙판길에 약한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면서 겨울용 타이어는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눈길이나 빙판길은 일반 노면보다 4~8배 정도 더 미끄럽다. 겨울용 타이어는 사계절용 타이어 대비 보통 제동성능이 두 배 이상이다. 실제 한국타이어 조사 결과 눈길에서 시속 40km로 주행할 때 평균제동거리는 겨울용 타이어가 18.49m, 사계절용 타이어가 37.84m다.
사계절용 타이어는 보통 영상 7도 이하에서 딱딱해져 잘 미끄러진다. 반면 겨울용 타이어에는 저온전용 특수 실리카를 함유한 고무가 노면과 마찰할 때 고무의 반발력을 낮춰준다. 저온에서도 쉽게 딱딱해지거나 얼지 않는다. 겨울용 타이어 트레드 표면에 삽입된 커프(트레드 표면에 새겨진 미세한 홈)도 뛰어나다.
물론 겨울용 타이어라고 다 같지는 않다. 차종에 따라 선택을 달리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타이어의 친환경, 초고성능(UHP) 제품인 ‘윈터 아이셉트 에보’, 금호타이어의 ‘윈터크래프트 KW27’는 고급 세단에 적합하다. 그리고 금호타이어의 ‘아이젠 RV KC15’처럼 탄력 있고 강한 사이드월과 특수 가공한 소재를 적용해 눈길 제동 성능과 핸들링 성능, 견인력을 향상시킨 제품은 무거운 차체와 높은 엔진 출력을 가진 SUV와 어울린다.
가끔 전륜이냐 후륜이냐에 따라 구동되는 앞 또는 뒤 바퀴만 교체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다.
전륜구동 차량 앞 바퀴 두 개만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면 앞 바퀴의 접지력은 증가하지만, 뒷바퀴의 접지력이 낮아 코너링 때 뒷바퀴의 원심력이 더 커져 차량 뒤쪽이 주행 경로를 이탈하는 오버스티어(oversteer) 현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후륜구동 차량의 뒷바퀴 두 개만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한다면 앞 바퀴의 접지력이 더 낮아져 급격한 코너링 시, 차량 앞쪽이 주행 도로 밖으로 벗어나는 언더스티어(understeer) 현상이 심해진다.
아무레도 겨울용은 부드러운 소재다. 뜨거운 여름 도로에선 더 쉽게 물렁물렁해진다. 겨울에만 겨울용을, 나머지 시기에는 사계절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통 11월에 교체해 이듬해 3월까지 쓰고, 다시 원래 쓰던 타이어로 돌아오면 주행거리에 따라 겨울용 타이어를 길게는 3년까지 쓸 수 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