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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니까 청춘이다”…수능 마친 수험생ㆍ청소년 위한 공연 줄이어
라이프| 2014-11-28 07:38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재수, 백수를 두려워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뮤지컬과 연극들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청소년 시기의 꿈, 열정, 고민, 좌절 등을 다룬 공연들은 성인 관객들에게도 지난 시절을 반추하며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뮤지컬 ‘도로시밴드’, ‘사춘기’=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됐던 인기 웹툰 ‘도로시밴드’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웹툰 ‘도로시밴드’는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된 주인공 도로시와 토토가 사자, 허수아비, 양철을 만나 5인조 밴드를 결성한다는 내용이다. 음악을 금지하는 이상한 나라에서 도로시가 멤버들과 함께 밴드활동을 하며 우정, 지혜, 열정, 감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뭉클하게 그려졌다.


반면 뮤지컬은 웹툰에서 주인공들의 이름만 따왔을 뿐 무명 밴드들이 현실 속에서 부딪칠 만한 일들을 다뤘다.

길거리 가수였던 도로시와 작곡가 토토는 사고로 뇌를 다친 기타리스트 허수아비, 분노조절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드러머 사자와 함께 도로시밴드를 꾸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다.

고교시절 폭력을 휘둘렀던 사자의 과거가 인터넷에서 공개돼 논란이 되고, 대형 기획사에서 도로시에게 솔로 계약 제안을 해오면서 도로시밴드는 위기를 겪는다. 하지만 멤버들이 각자 지닌 상처를 극복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웃음과 함께 따뜻하게 그렸다.


“미친듯이 짖어보자 멍멍멍” 등 빠르고 신나는 음악이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오는 2015년 2월 15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사춘기’는 이 세상의 모든 금기를 위반하고 싶은 사춘기 청소년들의 불안한 질주를 그렸다.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가 쓴 희곡 ‘눈 뜨는 봄’을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현실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다. 지난 2008년 국내 초연됐으며 2009년 재공연에 이어 5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주인공 영민은 전학을 오자마자 전교 1등을 차지한 우등생이다. 하지만 성격이 삐딱한 영민은 대학에 떨어지면 군인인 아버지에게 총을 맞을까봐 두려워하는 선규에게 컨닝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결국 선규는 컨닝을 하다 들킨다. 영민은 성경책만 읽는 모범생 수희를 조롱하며 임신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 전개는 다소 산만하지만 ‘나랑 같이 춤추러 갈래’ 등 감성적인 음악과 가사가 마음을 울린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공부에 미쳐라, 스펙에 미쳐라. 미치니까 청춘이다”라며 기성세대를 비꼬는 주인공들의 노래가 통쾌함을 선사한다. 2015년 2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선보인다.


▶연극 ‘복서와 소년’, ‘위대한 유산’ 등=극단 학전은 왕년에 복서였던 70세 노인과 17세 문제아 소년의 우정을 그린 2인극 ‘복서와 소년’을 선보인다. 1998년 독일 청소년 연극상 수상작인 독일 그립스 극단의 ‘복서의 마음’을 한국 현실에 맞춰 번안한 작품이다.

아픈척하며 살던 노인과 센척하며 살던 소년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변화해나간다. 11월 29일부터 12월 27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시골 소년의 상경기를 그린 연극 ‘위대한 유산’은 오는 12월 3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극중 시골 소년 핍은 탈옥수 맥위치의 도움으로 신사가 되기 위해 영국 상류 사회에 진출한다. 하지만 속물신사 드러믈, 인간미 없는 변호사 재거스 등을 만나 인간의 위선을 경험한다. 결국 핍은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배우 김석훈, 오광록, 길해연, 조희봉, 정승길 등이 출연한다.

한편 ‘도로시밴드’는 중ㆍ고ㆍ대학생에게 30% 할인해주고, ‘복서와 소년’은 고3 수험생에게 1만원에 티켓을 판매하는 등 각 공연마다 청소년과 수험생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ssj@heraldcorp.com

[사진제공=스토리피, 네오프로덕션, 극단 학전,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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