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생감자칩 시장은 그동안 오리온과 농심의 독주체제가 이어져왔다.
생감자칩의 절대강자는 오리온 ‘포카칩’이다. 지난해 단일상품 기준으로 840억원의 매출을 올린 포카칩은 지난해 생감자칩 시장에서 70%(닐슨코리아 기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월 매출로 환산하면 70억원 정도로 허니버터칩의 월 최대 생산량 60억원(출고가 기준)을 넘는 수준이다. 허니버터칩의 현재 인기가 1년 내내 이어져야 포카칩을 제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포카칩은 오리지널, 어니언, 스윗치즈맛 세 종류가 있는데 최근 화제가 되는 것은 지난 8월 출시된 스윗치즈맛이다.
포카칩 스윗치즈맛은 본의 아니게 허니버터칩의 대체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출시 시기도 허니버터칩과 불과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난다.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가려졌지만,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맛이 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뒤늦게 주목받는 것.
오리온 관계자는 “부드럽고 달콤한 3가지 치즈맛을 가미한 제품으로 현재 월 매출 18억원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월 매출이 10억원을 넘으면 히트상품으로 친다.
‘칩포테토’와 ‘수미칩’을 선보이고 있는 농심도 기존의 감자칩 맛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제품개발 중이다. ‘칩포테토’는 현재 ‘오리지널’, ‘사워크림’, ‘매콤달콤’ 등 3종의 맛을 선보이고 있는데 최근 달콤한 맛이 인기를 끄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감자칩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롯데제과는 ‘레이즈(Lay’s) 포테이토칩’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전 세계 소매 판매점 기준으로 10년간 1위를 차지한 프리토레이(Frito Lay)의 레이즈를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 감자칩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는 중이다. 뉴질랜드에서 만들어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는 방식.
롯데제과 관계자는 “여러가지 신제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맛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며 “레이즈 역시 오리지널 맛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다양한 맛으로 선보이고 있는 레이즈는 꿀이 들어간 제품으로 ‘허니 바베큐’ 맛이 있으나,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
한편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해태 측은 “2년여의 연구를 거쳐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든 제품으로 반짝 인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해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재의 ‘광풍’이 지나가더라도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그간 소비자들이 감자 본연의 맛을 강조한 감자칩 제품을 선호해온 만큼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허니버터칩이 2011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가 반짝 인기로 끝난 ‘꼬꼬면’과 자주 비교되는 이유다. 당시 ‘하얀 국물’로 라면의 주류 패러다임이 변했지만, 소비자들의 입맛은 현재 다시 ‘빨간 국물’로 돌아온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지 4개월, 지금과 같은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은 한달 남짓”이라며 “지금 인기에 맞춰 해태가 당장 공장 증설에 나서지 못하는 것처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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