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남자들을 붙잡고 싶었던 성시경의 연결고리
엔터테인먼트| 2014-12-08 18:26
여성들의 환호가 끊이질 않는 공연장 뒤엔 여자친구의 손에 끌려온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등 시간을 떼우고 있다. "3시간이나 한다", "게다가 발라드만 부른다"는 푸념도 함께.

가수 성시경의 콘서트가 한창일 때, 공연장 뒤의 풍경. 성시경은 그런 남자 관객들을 붙잡고 싶었다.


성시경은 지난 5일과 6일, 7일 총 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전국투어 콘서트 '겨울'을 열고 팬들을 만났다. 약 3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무대를 종횡무진한 그는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성발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애잔한 발라드곡으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듀엣곡 '잊지 말기로 해'와 토이의 '세사람'까지 공개하면서 공연장의 열기를 더욱 높였다.

어떻게든 관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 관객과 소통하려는 성시경의 노력은 무대마다 빛났다. 매 곡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면서도, 곡이 끝난 뒤에는 근황, 혹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세사람'의 무대에는 유희열이 깜짝 등장, 객석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처럼 등장한 그는 '세사람'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물론, 직접 피아노를 치며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을 불러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

성시경은 영상에도 큰 공을 들였다. 다양한 구성으로 관객들을 지루할 틈 없이 만들었다. 그의 리얼하면서도 귀여운 열연이 돋보인 '극한 직업' 영상은 실제 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기발하게 연출, 보는 이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또 팬들에게 직접 받은 사연들을 직접 소개하며 감동을 안겼다.

공연이 후반을 향해 갈 즈음 성시경의 말 못할 고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억지로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온 남성 관객들의 고단함을 어루만지고 싶었던 그는 이번 콘서트에 앞서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고민했다.


'성발라'는 그동안 소녀시대, 씨스타 등 걸그룹으로 변신, 관객들의 웃음을 위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자처했다. 이번엔 '여장'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래퍼'로의 변신을 꾀했다. "더 이상 웃기기 싫다"는 성시경은 진지하게 힙합에 도전해 붉은 헤어스타일, 스키니 바지, 퍼 의상을 소화해내며 속사포처럼 랩을 쏟아냈다.

'성래퍼'의 무대는 관객들을 기립하게 만들었고, 연이은 발라드로 지쳤을 '남자친구 관객'도 들썩이게 했다.


성시경은 직접 다가갈 수 있는 공연장의 무대는 모두 활용했고, 때론 리프트를 이용해서 관객들과 눈을 맞췄다. 2, 3층 객석의 관객을 위해 직접 객석을 돌며 노래를 부르며 소통했다. 한 명의 관객도 빠짐없이 '감동의 순간'을 안겨주기 위한 성시경의 배려는 우리의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성시경은 오는 9일 자정 스페셜 캐롤 음반 '윈터 원더랜드(Winter Wonderland)'를 발표한다. 더불어 전국투어 '겨울' 역시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