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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한번 보실래요?
뉴스종합| 2014-12-15 06:42
[영리포트 기획팀] 들창코는 복이 나간다? 관상학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정면에서 얼굴을 볼 때 콧구멍이 보이는 들창코는 재물에 대한 개념이 적은데다 소유욕이 없어 돈이 잘 모이지 않는 상이다. 다만 성격이 유순해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얼굴 생김새를 통해 길흉화복을 점치는 관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흥행 대박을 낸 영화 ‘관상’과 허영만의 만화 ‘꼴’에 이어, 관상을 활용해 왕의 자리에 오르는 광해를 그린 KBS드라마 ‘왕의 얼굴’이 인기를 끌면서 또다시 관상 열풍이 재연되고 있다.

과거 점집이라고 하면 무당이 칼춤을 추고 작두를 타는 섬뜩한 곳이었지만, 요즘 젊은층이 받아들이는 점집은 다르다. 연인이 데이트 코스로 사주 카페나 타로 점집을 찾는가하면 취미 삼아 명리학(사주)이나 관상학을 배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우울한 얘기지만 관상이나 사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팍팍해진 삶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점이나 운세에 기대는 셈이다. 최근 자신의 불운한 운명을 바꾸기 위해 관상성형도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점이나 운세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점을 본 뒤 운명이 바뀌었다고 자랑하지만, 다른 이는 전혀 맞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개인차가 심해 ‘믿거나 말거나’가 될 수 있다. 그래도 호기심을 끄는 것은 인지상정. 관상 한번 보실래요?

<사진설명>얼굴 생김새로 길흉화복을 점치는 관상이나 생년월일로 운명을 예측하는 사주팔자에 관심이 많은 것은 그만큼 살기가 팍팍하고 미래가 불안정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삶의 위안이나 희망을 얻기도 하고, 반대로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불운에 대비하기도 한다. 서울 성북구 미아리고개 근처 역술인들의 점성촌에는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로 더욱 북적인다.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사실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 관상을 볼 줄 안다. 안색이 좋지 않은 사람을 보면 어디가 아프거나 불편하다는 것을 짐작하는 행위가 그것이다. 다만 관상가들은 사람의 얼굴형과 이목구비의 생김새를 형태별로 모아 분석하고 경우의 수를 최소화한 일종의 통계학적으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관상을 보면서 ‘아! 맞구나’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동안 자기와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의 경험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이건 아닌데…’라고 느끼는 경우도 개인차가 큰 관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론’만 알려주는 통계학의 한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관상을 본다. 얼굴 생김새만으로 한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관상학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관상가들은 사람의 얼굴을 어떻게 풀이할까.

▶“코는 재물운…좁은 미간은 흉상”=관상가는 사람의 얼굴 260여곳을 관찰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곳을 12궁이라고 부르는데, 얼굴을 12 부위로 나누고 그곳의 빛과 생김새를 분석해 그 사람의 운명을 점칠 수 있다.

우선 얼굴에는 명궁(命宮)과 재백궁(財帛宮)이 있다. 이마와 미간, 코로 연결되는 부위다. 이곳이 맑고 환하게 빛나면 모든 학문에서 능통하지만, 두 눈썹이 서로 닿을 정도로 가깝고 엉켜 있으면 흉(凶)상이다. 특히 재물을 알 수 있는 코의 경우 콧구멍이 위로 들려 있으면 가난하고 재물이 없으며 춥게 사는 운명이다. 들창코가 복 나간다는 얘기도 여기서 나왔다.

형제궁(兄弟宮)과 전택궁(田宅宮)도 주의 깊게 보자. 형제궁은 겉눈썹을 말한다. 겉눈썹이 가늘고 길면서 초승달 같으면 형제간에 우애가 있고 가정도 화목하다. 반면 눈썹 양 끝이 가지런하지 못하고 눈썹이 짧거나 거칠면 형제간에 정이 없다.

전택궁은 좌우 두 눈과 눈두덩을 말한다. 이는 부동산 재산을 관련 깊다. 눈이 맑고 눈동자의 흑백이 분명하면 길(吉)한 운을 타고 났다. 눈동자가 검으면 사업이 번창한다. 그러나 눈동자의 흑백이 불분명하고 말라있으면 부모의 재산을 다 잃어버린다. 특히 붉은 줄기가 눈동자를 침범하면 흉상 중의 흉상이다.

부부생활과 자손의 운을 짐작할 수 있는 곳은 남녀궁(男女宮)과 처첩궁(妻妾宮)이다. 남녀궁은 눈 아래, 처첩궁은 눈꼬리 옆을 말한다.

남녀궁이 도톰하고 넓으면 자손이 많지만, 움푹 패이고 오목하면 자식과 인연이 없다. 또 검은 사마귀가 있거나 잔주름이 많으면 자식의 일이 잘 되지 않는다. 처첩궁의 경우 빛이 나고 윤택하면 아내와 해로하고 한 평생 재물이 풍족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남녀간 방탕하고 음란하며, 배우자를 잃고 재혼한다.

미아리 점집 골목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눈썹 위는 부모운…이마는 부귀영화”=양 눈썹 위는 부모궁(父母宮)이다. 오른쪽 눈썹 위는 아버지 운을, 왼쪽 눈썹 위는 어머니 운을 나타낸다. 이곳이 홍색이나 황색을 띠고 선명하면 부모가 장수하고 좋은 일이 생긴다. 반면 어둡고 낮게 꺼져 있으면 부모에게 병이나 우환이 생긴다.

입과 턱 주위를 지칭하는 노복궁(奴僕宮)은 사회생활과 관련 있다. 노복궁이 넓고 풍만하면 부하들이 많고 따르지만, 이곳이 움푹 패이고 주름 져 있으면 배반당하고 원수와 원한이 생긴다.

흔히 콧대라고 부르는 눈과 눈 사이 콧등 위 움푹 들어간 곳은 질액궁(疾厄宮)인데, 이곳이 평평하게 솟아 있으면 부모의 유산이 있고 장수하며 평생 재앙이 없다. 그러나 질액궁에 살이 없고 뼈만 앙상하면 질병에 시달리고 고생한다.

관상학에서는 이마를 관록궁(官祿宮), 복덕궁(福德宮), 천이궁(遷移宮) 등 3곳으로 분리하는데 모두 부귀영화와 연관돼 있다. 특히 천이궁이 패이거나 낮으면 역마살이 끼여 한곳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얼굴이 전체적으로 이마가 좁고 턱이 넓으면 초년에 고생하고 말년에 좋다.

자신의 관상이 나쁘다고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다. 백범 김구 선생이 공부한 관상책 ‘마의상서’에는 이런 말이 있다. ‘얼굴 잘생긴 관상은 몸이 튼튼한 신상(身相)만 못하고, 몸이 좋은 신상은 마음씨 좋은 심상(心相)만 못하다. 심상이 좋으면 관상이나 신상이 좋은 것보다 낫다.’

ipen@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참조: 조규문 박사의 펀한 동영상 관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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