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방송은 루블화보다 가치가 빨리 하락하지 않는 컴퓨터, TV, 세탁기들을 사기 위해 전자매장에 긴 줄이 늘어섰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전자매장 점원인 라빌 다이즈라흐마노프는 NBC에 “11월 이후 수요가 높다. 대개 이렇게 많이 팔지는 않았다”며 “어제는 현금인출기에 늘어선 줄이 홀 반대편 끝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돈을 인출한 이들은 대다수가 전자제품을 샀다.
매장을 방문한 드니스란 이름의 한 공무원은 최신 플레이스테이션 등 “3달 전부터 계획했던 것들을 많이 샀다”며 다른 돈을 전부 다 쓸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내일이면 환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외환을 사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모든 것들이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란 이름의 한 교수는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랩톱 컴퓨터를 사기위해 왔다며 “내년 1월 1일이 되면 모든 것이 다 비싸질 것이기 때문에 한동안 뭘 사야할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외환을 사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러려면 조금 일찍 샀어야 했고 지금은 뭔가 물건을 사야 할 때”라고 말했다.
NBC는 지난 1998년 금융위기때 치솟는 물가로 러시아인들의 계좌는 하룻밤 사이에 날아갔고 식품 가격은 두 배가 됐으며 수백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했고 지금 루블화 가치도 그때만큼 빠르게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