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ECB 양적완화 효과에 전문가들 물음표
뉴스종합| 2015-01-05 09:25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추가로 대규모 양적완화(QE)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양적완화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ECB가 올해 대규모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되겠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를 되살리는데는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문에서 전문가 32명 가운데 26명이 ECB가 올해 전면적인 QE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5명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응답은 1명이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QE 이후에도 경제 및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성장세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며 QE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다리오 퍼킨스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FT에 QE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고 유로화 가치하락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완벽한 게임 체인저’(total game changer)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메르츠은행의 외르그 크래머 역시 국채수익률을 낮추고 이탈리아와 같은 채무 수준이 높은 국가의 재무장관들이나 은행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저성장 저인플레 상황은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고 단지 자산 가격만 부풀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이 ECB가 일부 국가들에 대해 국채매입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을 것으로 봤다.

ING디바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FT에 “QE는 유로존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만약 각국 정부가 동시에 적자재정투자프로그램(QE)을 시작한다면 QE가 최대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금 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나단 로인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규모가 충분히 크다면 경제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ECB의 QE 규모를 5000억 유로, 많게는 1조 유로까지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ECB가 국채와 함께 회사채 매입도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인플레 하강 위험이 6개월 전보다 커졌다”며 “독일 중앙은행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면 ECB는 행동해야 한다”고 말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때문에 관계자들은 오는 22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몇개월 내로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가 25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어 긴축정책을 반대하는 급진좌파 정당인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수 있어 양적완화 결정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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