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불법행위 적발 PCA생명 특별검사 착수
뉴스종합| 2015-01-05 09:49
불완전판매·불법 중도인출 적발
감사팀 시정요구 불구 경영진 묵살
각종 불법 은폐 의혹 둘러싸고
감사업무 임원에 인사 불이익


영국계 생명보험사인 PCA생명이 자체 내부감사에서 적발된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은폐 의혹을 둘러싸고 경영진간 갈등이 고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PCA생명에 대한 특별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PCA생명 감사팀은 지난해 수 차례에 걸친 내부 감사 결과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의 신분증을 임의적으로 활용해 보험료를 중도 인출하는 등의 불법행위 사실을 적발했다.
PCA생명 본사 전경

이에 따라 감사총괄 담당인 이 모 상무는 김영진(사진)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진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으나, 묵살 당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PCA생명 감사팀은 지난 3월 변액보험 추가 납입 및 중도인출에 대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자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내부 감사 결과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고객 본인이 아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료를 추가 납입 또는 중도인출을 대신 신청한 사실을 적발했다. 적발된 보험계약 건수는 40여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보험설계사가 고객 신분증은 물론 고객 명의의 통장사본을 보관하고, 보험료 중도인출 시 임의적으로 사용하고, 가상계좌를 통해 추가납입보험료를 대납한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팀은 이에 내부통제기준을 개선하고, 적발된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에 대해 제재 조치할 것을 경영진에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PCA생명이 내부 자체 감사에서 상당수의 불완전 판매 및 보험업법 위반 사례가 적발돼 경영진에 보고한 후 개선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대표이사 등 경영진들이 거부하고, 되레 감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임원에서 인사상의 불이익을 줘 논란이 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PCA생명 감사팀은 지난해 11월에도 본사가 도입한 ‘매직 채널’에서 중도인출 등을 활용해 신규로 보험을 계약한 것 처럼 꾸민 이른바 ‘가라(가짜)계약’으로 의심되는 2500여건을 적발해 제재할 것을 요구했으나, 경영진들로부터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일부 일시납 보험상품의 경우 보험가입 후 10년 내에 중도인출을 하면 비과세 혜택을 못 받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고 판매하는 등 민원 가능성이 높은 계약건에 대한 리콜 조치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CA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2일께 금융당국으로부터 부문검사 예고 통보를 받은 바 있다”며 “금융당국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PCA생명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CA생명 내부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은폐 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에 특별검사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종합검사로 전환하고, 조만간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법행위에 대한 은폐 논란으로 경영진간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진 PCA생명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연임된 상태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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