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물탐구
[이 사람- 전대준비위원장만 3번…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선거, 이기는 것만이 善은 아니다”
뉴스종합| 2015-01-07 11:06
정치입장차 수용…당내선 ‘Mr. 공정’
“국민사랑·정의구현 위해 마음비워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Mr. 공정(公正)’이라 불리는 국회의원이 있다. 4선의 김성곤<사진> 의원(여수갑)이다.

김 의원은 이번 2ㆍ8전당대회까지 총 세 번에 걸쳐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는 당대표 선거 규칙 등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자리다. 특정 후보에 규칙이 유ㆍ불리해지지 않도록 공정함을 지키는 것이 최대 핵심이다. 김 의원이 그런 역할을 세 번째나 하고 있으니 당내에서 공정의 대명사로 꼽힐 만도 하다.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김 의원의 이 같은 정치 이력은 그가 걸어온 길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국내 대학에서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에 있는 템플대학교에서 종교학 석사와 철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이후 국내 대학에서 종교학도 가르쳤다.

이처럼 종교에 심취했던 김 의원은 왜 정치에 발을 들였을까. 김 의원은 “종교와 정치는 사회를 이끄는 수레의 두 바퀴 같은 것”이라며 “하늘에서 이룬 것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게 하소서란 말처럼 현실 사회에서 사랑과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분야가 바로 정치였다”고 정계 입문 배경을 밝혔다.

그래서인지 김 의원의 정치 신념은 종교 신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차별 없이 똑같이 대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신념에 따라 김 의원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입장할 때 박수로 맞이하자고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생각하는 공정함도 맥락을 같이 한다. 김 의원은 “친노 대 비노, 진보 대 중도, 온건 대 강경 등 다 입장 차가 있지만 당 구성원으로서는 모두 평등하다”며 “정치적 노선이나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온건ㆍ중도 성향이라고 소개한 김 의원은 중도에 대해 독특한 해석도 펼쳐보였다. 중도는 불교의 공(空) 사상과 같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즉 어느 한쪽이 절대선인 것처럼 집착하려는 마음을 비워야만 중도의 지혜를 깨닫고 진보와 보수를 존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선거에 대해 승패로만 보는 이분법적 잣대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꼭 선은 아니다.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네거티브가 일어난다”며 “이기는 것만 목적으로 삼으면 목적과 방법이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후 ‘무신불립(無信不立)’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신뢰를 강조하는 세미나로 전당대회 후 불거질 당내 갈등 해소에 완충재 역할이 될 지 주목된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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