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흘러, 이제는 다양한 IT제품과 자동차용 전자기기, 심지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전기 자동차까지 CES 전시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모든 사람과 사물이 IT 기술로 하나가 되는 ICT세상이 열린 결과다.
아수스 ‘젠폰 줌’ |
이런 올해 CES 전시장의 주인공 중 하나는 중국산 스마트폰이다. 10억 인구를 기반으로 최근 2~3년 새 몸집을 키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이제 미국과 유럽, 동북아시아 등 글로벌 메인 무대를 노리고 있다. 아직 선진 시장에서는 ‘낯선 이방인’인 이들은 3월 스마트폰 전시회인 MWC 보다 한 발 앞서 1월 CES를 신제품 데뷔 무대로 삼았다.
아수스 ‘젠폰 줌’ |
중국 스마트폰의 가장 큰 무기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애플, 소니 같은 기성 업체들과 동급의 제품을, 절반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제조 능력이다.
그리고 아수스는 ‘젠폰2’를 통해 이런 중국 스마트폰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5.5인치 디스플레이에 2.3㎓ 프로세서, 4기가 램을 단 이 스마트폰의 가격은 199달러에 불과했다. 심지어 여기에 3배 광학 줌 렌즈까지 장착한 카메라 특화 ‘젠폰 줌’도 399달러다. 비슷한 사양을 가진 삼성전자 또는 소니 스마트폰의 절반 가격에 불과했다.
지난해 미국 모토로라를 인수,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레노보는 인텔의 LTE-A 모뎀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 ‘레노버 P90’을 공개했다.
레노보 P90 |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4000mAh 배터리가 특징이다. 적층식 센서와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술이 들어간 1300만 화소 카메라도 들어갔다. 단순히 ‘싼 스마트폰’을 넘어,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베터리 걱정 없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자부심까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중국 알카텔의 스마트폰 픽시3도 CES 기간 내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아직 컴퓨터조차 구현하기 힘든 3가지 서로다른 OS(운영체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픽시3’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모질라 파이어폭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중 마음에 드는 것 하나만 고르면 된다. 통상 OS에 따라 전용폰을 따로 만들었던 선발주자들에게도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다.
화웨이 아너6플러스 |
중국 스마트폰의 맏형, 화웨이는 ‘아너6플러스’로 가격이 아닌 기술력을 뽐냈다. 이미 중국에서 399달러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호평을 받은 이 스마트폰은 두 개의 렌즈가 달린 카메라가 특징이다. 어두운 곳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두 개의 렌즈가 동시에 찍어, 이를 소프트웨어로 조합한다면, 하나의 렌즈로 찍을 때보다 또렷하고 선명한 그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사람의 눈이 하나가 아닌 두개인 이유를, 스마트폰으로 옮겨 담은 것이다.
화웨이 아너6플러스 |
이 같은 중국 스마트폰의 CES 점령은 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업체들이 라스베이거스 모노레일의 출입문이나 CES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정면 입구 등 눈에 잘 띄는 위치를 선점해 광고판을 내거는 등 이름을 알리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올해 미국에서 고급(하이엔드) 스마트폰을 더 많이 내놓겠다. 미국 시장에서 3위 안에 드는 스마트기기 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는 화웨이와 “중국 제품은 저렴하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과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ZTE 관계자의 발언도 함께 전했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