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뉴스종합| 2015-01-08 11:05
‘천당에서 지옥까지’. 삼성전자의 지난 한해를 요약하기에 이보다 적당한 말은 없다. 출발은 산뜻했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는 2013년 4분기(약 8조3100억원)보다 1800억원가량이 늘어난 약 8조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밝은 표정으로 갑오년을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1분기가 전자ㆍ정보기술(IT) 산업의 비수기인 탓에 전체매출액(약 53조6800억원)은 전분기보다 9%(약 5600억원)가량 줄었지만, ‘갤럭시 S4’와 ‘노트3’, ‘그랜드2’, ‘에이스3’ 등 모든 스마트폰 제품군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DP(Display Panel) 부문에서 800억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IM(IT&Mobile Communications) 부문과 반도체 부문의 영업실적(각각 약 6조4300억원, 1조9500억원) 증가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이상징후가 나타난 건 2분기부터다. IM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28조4500억원, 약 4조42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2.3%, 31.3% 가까이 감소했다. 덩달아 분기매출과 영업이익도 약 52조3500억원, 7조1900억원(전분기 대비 2%, 15% 감소)으로 뚝 떨어졌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추격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량이 급감한데다, 원화 강세현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에 5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의 영업이익(7700억원)이 중국 TV시장 성장으로 75.3%(약 5800억원)나 증가했지만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최근 3년사이 최악의 영업이익(약 4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지옥을 맛봤다. 매출 역시 약 47조45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4%(약 4조9000억원) 감소했다.

전분기보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늘고 기존모델의 가격은 떨어지면서 ‘평균판매단가’가 낮아진 영향이 컸다. 실제 이 기간 IM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약 24조5800억원, 1조7500억원)은 전분기보다 각각 13.6%, 60.4%가량씩 폭락했다.그러나 희망은 끝나지 않았다. 4분기 삼성전자가 약 52조원의 매출액과,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을 올리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기 때문. 이는 전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보다 각각 9.59%, 28.08% 증가한 수치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5조원, 영업이익은 2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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