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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한 다보스포럼?…전용기ㆍ고급리조트 예약 성황
헤럴드경제| 2015-01-20 10:30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99%를 위한 1%의 사교장?’

제45회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개막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위 1%로 채워진 참석자들의 면면과 이들이 보여주는 ‘부(富)의 향연’에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난맥상을 바로잡으려는 현인들의 토론장이 돼야할 포럼이 억만장자들의 ‘돈잔치’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진> [사진제공=execflyer.com]

▶99%보다 재산 많은 1%의 잔치=21~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는 내로라하는 세계적 부호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6명의 다보스포럼 공동의장 중 하나로 선정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순자산은 19일 현재 87억달러(포브스 추산)에 이른다. 다보스포럼의 단골 손님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는 804억달러의 재산을 자랑하는 세계 1위 부호다. 최근 아시아 최고 부자로 등극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도 참석자 명단에 올랐다.

이 같은 참석자들의 면면은 소득 불평등 해소라는 포럼의 화두와 대조를 이루며 씁쓸한 광경을 연출한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1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상위 1%의 재산이 나머지 99%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며 “부유층과 빈곤층 간 격차가 빠른 속도로 커져 상위 1%가 전 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44%에서 2014년 48%로, 2016년에는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프> 세계 최고 부자 80명의 자산과 하위 50%의 자산. 단위는 10억달러. 짙은 파란색이 상위 80명, 하늘색이 하위 50%를 각각 나타낸다. 부자 80명의 자산 총합은 지난해 하위 50%의 재산을 넘어섰다. [자료=가디언]

▶전용기ㆍ고급 리조트 성황=올해 다보스포럼에선 전용기를 몰고오는 억만장자들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포럼 참석자들은 승용차나 열차를 이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에 따르면 항로추적업체 ‘WINGX 어드밴스’는 이번주 스위스에 착륙 예정인 개인 제트기가 평소의 2배인 1700편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포럼 기간보다 5%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전세기를 이용해 다보스에 오려는 부호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 제트기 업체 ‘비스타젯’의 경우, 다보스행 전세 예약 건수가 지난해 포럼 때보다 2배 증가했다. 이 업체의 제트기를 빌리려면 1시간에 1만~1만5000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억만장자들에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전용기나 전세기를 선호하는 부호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공항에선 ‘주차난’까지 벌어지고 있다.

개인 제트기를 타고 오는 포럼 참석자 3분의 2가 거쳐갈 것으로 예상되는 취리히 공항 측은 입항 여객기 편수가 포럼 기간에 10% 증가할 전망이다. 다보스포럼 참석자를 위해 마련한 개인 제트기 전용공간 60곳은 사전 예약이 모두 끝난 상황이다.

이에 스위스군은 사상 처음으로 뒤벤도르프 군사기지 비행장을 개인 제트기 승객들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보안이 중요한 주요 선진국 정상들이 이 기지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다보스 인근 5성급 호텔과 고급 리조트들도 억만장자들의 러시로 수혜를 입었다. 포럼 기간 이후에도 알프스 스키장들은 부자들로 한동안 북적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USA투데이의 데이비드 캘러웨이 편집국장은 올해 다보스포럼이 “1%들의 파티장이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다보스포럼(Davos Forum)=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의.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3박4일간 ‘새로운 글로벌 상황’을 주제로 제45차 총회가 열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 40여개 국가 정상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 정ㆍ재계 및 학계 리더 2500여명이 참석해 세계 경제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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