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국제유가 바닥쳤나.. 한풀 꺾인 셰일혁명
뉴스종합| 2015-01-22 09:21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끝없이 추락하던 국제유가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유가하락으로 ‘셰일혁명’을 무너뜨리려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선에서 바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31달러(2.8%) 오른 47.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87센트(1.81%) 오른 배럴당 48.86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가반등세가 미국 셰일가스ㆍ오일에 대한 투자축소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토탈과 이탈리아의 에니가 이날 미국 셰일가스를 포함해 내년 자본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셰일가스 오일의 시추공 숫자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22일 미국 휴스턴의 유전정소 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16일 기준 미국 내 셰일오일 가스 시추설비인 리그(rig) 가동대수로 살펴본 시추공 숫자는 전주보다 74개 줄어든 1676개로 나타났다. 2013년 10월 이후 1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린 미국 셰일가스 업계가 생산설비를 줄여나가 생산량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압둘라 알 바드리 사무총장은 투자를 줄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유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 바드리 사무총장은 21일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에서 “조만간 유가가 반등해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6일 월례보고서에서 “유가 바닥을 점치기 쉽지않다”면서도 “가격 추세가 올 하반기에는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국제유가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하락을 거듭해왔다. 원유 소비국인 미국이 셰일혁명을 맞아 자국내 원유생산량을 2배 가까이 늘린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동안 미국에 원유를 수출해오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 등이 중국과 인도 등으로 방향을 틀어 저가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라크와 리비아 등 일부 산유국이 생산량을 늘린 것도 한 요인이 됐다. 반면 유럽과 일본의 경기침체, 중국의 성장 둔화, 차량 연비 개선으로 원유 수요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셰일가스에 대한 투자 축소로 유가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예전처럼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탈랄 알 사우드 왕자는 “사우디가 감산했다면 다른 국가들이 그만큼 생산을 더 늘렸을 것이고, 사우디는 감산과 유가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었을 것”이라며 “유가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않다”고 주장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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