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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新로비전쟁…‘유대인 네트워크 VS 이란계 IT부호’
뉴스종합| 2015-01-30 11:18
(AIPAC) 래리 앨리슨·마크 저커버그 등 포진 親이스라엘
막강 자금력으로 美 중동정책 막후 영향력

(NIAC) 피에르 모미디야르 등 이란계 억만장자
IT분야서 성공 바탕 정치후원금 등 입김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유대인 네트워크는 막강하다. 그간 미국의 친(親)유대인ㆍ이스라엘 정책 유지를 목표로 의회와 행정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에 질세라 최근 이란계 미국인 신흥 부호를 중심으로 이란계 로비 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유대인은 세계 전체 인구의 0.2%에 불과하다. 하지만 1조원 이상의 부(富)를 보유한 유대인 억만장자는 2013년 기준 전 세계의 11.6%(165명)에 달한다.

‘유대계 미국인’(American Jews) 인구는 미국 전체의 2%(2012년 기준 550만~800만명 추산) 남짓이지만 사실상 미국 사회를 쥐락펴락한다. 유대계가 재계와 정계ㆍ금융ㆍ언론ㆍ법조계에서 막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정보기술(IT) 부호 중에도 유대계 미국인이 많다.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ㆍ자산 546억달러),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ㆍ자산 296억달러)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ㆍ자산 291억달러),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ㆍ자산 341억달러) 페이스북 창업자 등이 꼽힌다. 


이런 유대계 미국인이 단결하는 구심점이 되는 게 강력한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인 AIPAC(미국ㆍ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다. 래리 앨리슨을 포함해 주요 유대계 부호들 대부분이 이 단체의 회원으로 막대한 지원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핵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등 미국의 대(對) 중동 정책을 배후에서 움직인다.

AIPAC에 맞서온 단체는 ‘이란계 미국인’(Iranian Americans)을 위한 전국이란계미국인협의회(NIAC)다. 그동안 로비활동은 미미했다. 이 단체에 통큰 지원을 할 이란계 억만장자가 전무했기 때문에 자금이 늘 부족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T 분야에서 성공한 이란계 억만장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들이 은밀히 이란계 미국인 및 모국을 위한 로비 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에는 현재 100만~200만명의 이란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IT 분야에서 종사하다 억만장자가 된 이란계 미국인은 모두 5명이다.

온라인 옥션사이트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야르(Pierre Omidyarㆍ자산 80억달러), 아누셰 안사리(Anousheh Ansariㆍ자산 7억5000만달러) 프로디아시스템스 회장이 미국 내 사회활동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이란계 억만장자다.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 오미드 코데스타니(Omid Kordestaniㆍ자산 19억달러)의 경우에는 세계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이란인에게 수여되는 ‘페르시안 어워드 2007년의 이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유튜브 전 CEO 살라 카망가(Salar Kamangar)와 애플 어플리케이션 선임부사장 시나 타마돈(Sina Tamaddon)은 이란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다 미국으로 건너온 이란계이다.

이들은 모두 NIAC의 회원으로, NIAC 회의에 참석하거나 거액의 지원금을 내는 식으로 활동을 한다. 로비는 은밀하게 이뤄진다. 주로 정치 후원금을 통해 의회와 행정기관에 압박을 가한다.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하면 선거 자금을 내고 반대하면 상대 후보를 지원하며 견제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1990~2010년 사이 유대인 단체가 낸 정치후원금은 총 8400만달러에 달했다.

2013년 이란계 오미디야르 회장은 2016년 대선에 출마할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거액의 정치 후원금을 냈다. 후원금은 1000만~2500만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AIPAC는 미디어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언론을 활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한다. 실제 뉴욕타임스ㆍ월스트리트저널ㆍ통신사 AP 등 유력 언론사의 지분을 유대인이 갖고 있다.

이란계에서도 최근 미디어로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오미디야르 회장은 2013년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탐사보도 전문 사이트인 ‘더 인터셉트’(The Intercept) 등 독립언론을 조직했다. 그가 밝힌 목적은 사회문제 해소였다. 일각에서는 그가 독립언론을 통해 이란계 미국인 등의 이익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더 인터셉트는 미국 정부가 감시하는 테러리스트 선정 기준 자료를 단독 입수, 보도하면서 미 정부에 압력을 가한 바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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