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올 한올…‘전통·현대’를 엮다
헤럴드경제| 2015-01-30 11:44
전통매듭은 천년의 세월동안 우리의 생활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모습으로 무병장수의 삶과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폭 넓게 사용된 가장 한국적이고 독자적인 생활예술이다.


경력 50년의 매듭 기능전승자 심영미(동립매듭박물관 관장) 장인 또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 산 증인이 아닌가 싶다.


“19살 때부터 매듭을 맺었어요. 궁중에서 매듭 일을 하셨던 시왕고모님 그리고 시아버님께 우리나라 전통매듭을 사사 받았죠. 그로부터 벌써 50여년이 흘렀어요. 반 백 년 동안 매듭을 맺고 있네요. 평생을 매듭 일을 하면서 살아왔지만 단 한 번도 매듭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남들이 조각보, 자수 등과 병행할 때도 오직 매듭 하나에만 매달렸지요. 저는 남들보다 뛰어나게 예쁜 매듭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밤을 새워서라도 마음에 들 때까지 정확히 만들곤 했죠. 그러한 원칙에 대한 고집이 장인정신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시 지원으로 2004년 4월 문을 연 동림매듭공방은 심 선생의 작업실이자 다양한 매듭 작품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매듭은 20여 가지에서 30여 가지로 종류가 늘어났다. 그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연구ㆍ응용하고 발전을 거듭한 결과라고 말했다. 매듭을 꼬는 방법이나 완성된 모양으로 이름이 붙여지는데 과일, 꽃, 곤충, 전통문양 등이 주로 쓰인다.


심 선생은 보유ㆍ전승자를 가리켜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는 전통기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지켜내는 역할이고, 기능전승자는 현대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전통문화는 꼭 이어져야 한다. 기능전승자를 통해 시대에 맞게 제작된 작품이 후대에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며 “후대 사람들이 2000년대의 작품이 무엇인가 물었을 때 남겨진 것이 있어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서구화의 영향으로 한국전통매듭의 명맥이 이어지지 못할 뻔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매듭은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글ㆍ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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