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수천만원짜리 와인 설 선물세트, 네 정체가 뭐야?
뉴스종합| 2015-02-05 08:15
-판매용? vs 홍보용? 다양한 시각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판매용일까, 홍보용일까?”

설 명절엔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각 백화점들은 어김없이 중형차 한 대 값에 맞먹는 수천만원짜리 와인 선물세트를 앞다퉈 선보였고,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해마다 대형 백화점들이 명절 판매용으로 초고가 와인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지만 정작 판매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백화점의 고가 와인 선물세트를 놓고 판매용 와인이라기 보다는 설 명절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홍보용 와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 초고가 와인은 가끔 가격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을 맞아 각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수천만원짜리 최고가 와인 선물세트가 아직까지 거래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350만원짜리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조르쥬 루미에 뮈지니 그랑크뤼’를 1세트 한정판매하고 있다. ‘가장 희귀한 부르고뉴 와인’, ‘부르고뉴 와인의 종착역’ 등으로 불리는 이 와인은 연간 생산량이 500병에 불과해 구하기 쉽지 않은 최고급 명품 와인이다.

현대백화점도 2009년산 보르도 와인으로 구성한 ‘메독 그랑 크뤼 끌라쎄 세트’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와인은 가격이 2700만원이다. 와인 수량이 많지 않아 이번 설엔 겨우 5세트만 준비했다. 샤또 오브리옹, 샤또 라피트로칠드, 샤또 마고, 샤또 무똥로칠드, 샤또 브란 깡뜨냑 등 샤또 와인 60종이 들어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최고가 세트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본 로마네 마을이 거점인 와인 생산자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가 생산한 최고급 와인이다. 와인 가격은 2500만원.

명절마다 초고가 와인 선물세트가 시장에 나오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작년 설엔 롯데백화점에서 이례적으로 3900만원짜리 와인 ‘로마네 콩티 2010’ 1세트가 겨우 팔린 바 있다. 2013년 설과 추석에도 이 와인세트를 내놨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추석때 ‘맥캘란 라리크 위스키 세트’(2700만원)를 최고가 상품으로 내놨으나 역시 불발에 그쳤다. 당시 판매한 선물세트 중 가장 비싼 상품은 990만원인 ‘샤또 무통 로칠드 와인 세트’였다.

이번 설 판매가 중 최고비싼 와인 선물세트는 롯데호텔 서울이 내놓은 프랑스 와인 ‘1945년산 샤또 무똥 로칠드’로 5900만원이다. 이 와인 선물세트는 2013년 추석부터 롯데백화점에서 롯데호텔로 둥지를 옮겨가며 명절마다 시장에 나왔지만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가 와인세트는 실제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명절 분위기를 띄우면서 구색을 맞추기 위한 홍보용 상품의 성격이 짙다”며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지만 실제로 구매의사를 밝히는 소비자의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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