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잘못 반성ㆍ사과 있어야 진정한 통합”…박근혜 대통령 겨냥
-남북관계 정상화 촉구…“6ㆍ15, 10ㆍ4 선언 실천이 ‘통일 대박’에도 맞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새 당 대표가 9일 야당 지도부로는 처음으로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문 대표는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이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꾼다”며 국론 분열을 끝내고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진정한 통합은 지난 역사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이뤄질 때 가능하다”며 일침을 가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편중과 대북관계 기조와 관련해서도 “국민 통합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사진설명>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문재인 대표가 9일 서울 국립현충원 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문 대표는 9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진정한 국민 통합이 묘역 참배로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진정한 국민 통합은 역사의 가해자 측에서 지난 역사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께 사과하고 피해자를 위로하고 (그래서) 피해자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이러한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길로 가기를 진심으로 촉구하지만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다시 한번 촉구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국민 통합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극심한 인사편중과 인사차별”이라며 박 대통령의 인사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가했다.
<사진설명>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문재인 대표가 9일 서울 국립현충원 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또한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등 민주 정부 10년 역사를 부정하는 것도 국민 통합에 역행한다.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두 정부에서 이뤄졌던 6ㆍ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부정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대외적으로는 남북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했다. 문 대표는 “지금이라도 (박근혜 정부가) 6ㆍ15 , 10ㆍ4 선언을 실천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통일 대박’에도 맞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충원 참배에는 주승용, 오영식, 정청래, 유승희 등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을 비롯해 문희상, 우윤근, 안철수 등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이인영 의원은 참석했지만 박지원 의원은 불참했다.
참배는 현충탑→김대중→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순으로 약 40여분에 걸쳐 진행됐다. 하지만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는 문재인, 문희상, 우윤근, 김성곤, 윤후덕, 송호창 등 6명만 참석했다. 나머지 의원들은 현충탑 참배 이후 돌아갔으며 안철수 의원은 김 전 대통령 묘역까지는 참배했지만 나머지 두 대통령 묘역은 자신을 대신해 송 의원을 참석시켰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린 것에 대해 문 대표는 “어제 밤 늦게 전당대회가 끝나서 당 내에서 논의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며 “아마도 아직까지 모든 분들이 다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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