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鄭의장 일단 파국은 막았는데…단독 본회의 여전히 부담
뉴스종합| 2015-02-13 10:05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정의화 국회의장 중재에 여당 단독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이라는 정치적 파국은 일단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16일 본회의 개회시간까지 여야가 이견을 좁힐 가능성은 크지 않아 정 의장은 또 한 번 본회의 강행을 두고 갈림길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장이 지난 12일 본회의 개회 의지를 밝혔음에도 본인 스스로 16일로 연기하자고 중재안을 낸 것은 평소 의회주의를 강조하는 소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본회의를 연다고 해도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야당이 불참할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반쪽 표결’을 막기 위해서라도 본회의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12일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고 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정의화 국회의장,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나아가 본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정 의장이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이 같은 상황도 염두에 두고 중재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 합의 실패에 따른 여당 단독표결로 정치권에 파장이 인다면 정 의장도 정치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 의장의 결단은 앞서도 나온 바 있다. 작년 9월에도 정 의장은 직권으로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발표하고 여야에 26일까지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마무리 할 것을 제안했다. 당일 실제로 정 의장은 본회의를 열었지만 다시 한 번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30일 본회의를 다시 개최하겠다면서 일방적으로 산회를 선포했다.

이후 29일부터 여야 협상은 재개됐고 여야와 유가족이 함께 논의하는 ‘3자 협의체’가 구성됐다. 이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의 새로운 계기가 됐다. 

12일 오후 열린 예정인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의원들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지난해 새해 예산안 타결 때도 정 의장은 14개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해 놓고 법정처리 시한에 맞춰 예산안을 부의하겠다는 방침을 밀어부치면서도 여야 합의를 지속적으로 유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정 의장의 ‘한수’가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다만 앞선 세월호특별법이나 예산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총리임명동의안은 야당이 ‘자질론’을 명분으로 끝까지 거부할 수 있어 성격이 다르다.

정 의장은 일단 16일 본회의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 때 가서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정 의장의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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