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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턱걸이 오명 딛고 책임총리로…이완구의 ‘무거운 어깨’
헤럴드경제| 2015-02-17 10:14
“아주 낮은 자세로 국민을 잘 모시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완구 총리후보자가 16일 오후 자신에 대한 인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하자 내놓은 첫 일성이다. 사실 ‘낮은 자세’라는 표현은 이 총리에겐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나는 간단치 않은 사람”이라고 자주 말한다. ▶관련기사 4면

그런 그가 지난달 23일 총리 지명이후 24일 동안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역대 가장 ‘간단치 않는’ 총리인준을 받은 셈이다. 사실 1974년 행정고시(15회)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41년 동안 최연소 경무관, 충남도지사, 3선 국회의원 등을 거쳐 행정 각부를 통괄하는 ‘만인지상(萬人之上)’에 오른 것을 보면 분명 ‘간단치 않는 사람’은 맞다.

이 신임 총리는 자신의 관리에 능통하다. 청문회 과정에서 50년 동안 고이 보관해 온 자신의 병역관련 엑스레이를 제시한 것은 하나의 예다. 그런 점에서 인사청문회는 통과의례일 것으로 많은 이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은 롤러코스터로 급변했다. 본인과 차남의 병역 문제에다 부정축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민심은 싸늘해졌다. 그 와중에 ‘언론외압’ 녹취록까지 폭로되면서 충청권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부정 여론이 앞섰다. 자신의 당찬 역량을 당당히 검증받겠다던 애초 계획은 물거품이 됐고, 청문회 내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제 곡절 끝에 결국 총리가 됐다. 국회의원 281명 출석에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 5표를 기록했다. 찬성률 52.7%다.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최저 찬성률이다. 야당이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해도 여당에서 최소 7명이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턱걸이 총리’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달게 됐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간단치 않다. 그의 오랜 공직 경험, 특히 도지사 시절 리더십은 내각 장악에는 최적의 조합이자 조건이라는 평가다. 이 총리는 친박 실세이자 여당 원내대표 출신이다. 따라서 최근에 잇따라 불거진 당정청 불협화음을 해소하는 데도 가교역할을 해내야 한다. 게다가 끝 모를 불황에다 연말정산 파문 등으로 민심이반이 심각하다. 본인이 강조한 대로 경제부터 살려내야 하고 국정 난맥상도 바로 잡아야 한다.

많은 국민들은 총리다운 총리를 기대한다. 과연 이 신임 총리가 리더십을 바탕으로 ‘턱걸이’총리라는 오명을 불식시키고 국정 패러다임의 변화를 힘차게 이끌 책임총리가 될지는 스스로에 달렸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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