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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또 자사주 매입 왜?
뉴스종합| 2015-03-03 11:00
삼성이 삼성전자로의 지배구조 단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동안 소(小)지주로 불렸던 삼성물산이 지배하던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순환출자 고리를 이루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제일기획은 2일 오는 6월2일까지 보통주 690만주를 1442억 원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4년 연속 자사주매입이다. 이유는 주주 보상 정책의 일관적 추진 및 주가 안정이다.

그런데 제일기획은 지난 해 11월 1836만2500주의 자사주(지분률 15.96%) 가운데 1150만주를 2208억 원에 삼성전자에 매각했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의 제일기획 지분률은 12.6%까지 치솟아 1대 주주인 삼성물산 지분률(12.64%)과 거의 같게 됐다. 주가안정을 명분으로 이뤄진 자사주 매입이 지배구조 변화에도 요긴하게 쓰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해 제일기획 임원승진자 4명 가운데 2명이 재무통이었다.

현재 제일기획이 보유한 자사주는 발행주식의 5%인 686만2500주다. 지난 해 이 지분까지 팔았다면 삼성전자가 1대주주가 될 수 있었지만, 시장환경이 여의치 않았다. 당시 처분가격은 주당 1만9200원인데, 2012년 이후 취득한 자사주 1280만주의 매입평균가는 2만3419원이나 된다. 그 이전에 낮은 가격에 취득한 주식이 600여만주가 있지만, 최근 1년 새 주당 2만원 넘게 산 주식을 그 보다 싼 값에 매도하는 데 따른 논란이 일 수도 있었다.

최근 제일기획 주가는 다시 2만3000원대다. 이번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가 평균 2만35000원 이상만 된다면 보유중인 자사주를 모두 삼성전자에 처분해도 뒷말이 나오기는 어렵다. 특히 제일기획은 사업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와의 시너지가 상당히 높다.

삼성물산은 한 때 그룹내 소지주로 불릴 정도로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이뤄진 사업구도 재편과 지난 해 한화그룹과의 빅 딜 등으로 삼성물산이 최대주주인 주요 계열사는 이제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뿐이다. 제일기획마저 삼성전자 자회사로 바뀌면 삼성물산이 지배하는 유일한 회사는 삼성전자가 된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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